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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키 쥔 한화생명…배당·자본 여력 관건
강울 기자
2026.02.04 08:00:21
⑥해약환급금준비금·기본자본 킥스 규제 '이중 부담'
이 기사는 2026년 01월 30일 16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의 계열분리 구상이 가시화되면서 금융 부문을 책임지는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테크·라이프 부문이 먼저 분리 수순에 들어간 반면, 금융계열은 조 단위에 이르는 몸집과 복잡한 지분 구조로 독립까지 넘어야 할 문턱이 높다는 평가다. 결국 금융계열 분리의 성패는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계열사 전반의 재무 체력과 기업가치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한화그룹 오너 3세 경영 승계의 '마지막 퍼즐'로 꼽히는 금융계열 분리의 향방과 풀어야 할 경영 과제들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그래픽=딜사이트 김민영 차장)

[딜사이트 강울 기자] 한화그룹이 계열분리의 첫 단추를 끼운 가운데, 금융계열 분리 여부를 둘러싼 논의가 자연스럽게 한화생명으로 향하고 있다. 금융계열이 독립적인 지배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금융지주 체제 전환이 전제될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한화생명은 지주사의 재원을 뒷받침해야 하는 핵심 축으로 거론된다. 결국 금융계열 분리 논의의 무게 중심이 한화생명의 재무 체력과 자본 여력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자산 기준으로 그룹 내 금융 계열사 중 규모가 가장 큰 핵심 계열사다. 2025년 3분기 기준 한화생명의 총자산은 178조4830억원에 달한다. 현재 한화생명은 한화손해보험·한화투자증권·한화자산운용·한화저축은행 등 금융 계열사를 보유하며 한화그룹 금융부문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금융지주 체제로 전환될 경우 지주사의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필수적인 만큼 한화생명의 배당 여력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지주사는 자체 영업을 통한 현금 창출보다 자회사 배당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구조여서, 지주사 출범 이후 중장기적인 자금 운용의 기반은 결국 주요 자회사들의 배당 능력에 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자산운용·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 계열사들의 체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자산 규모와 이익잉여금 기반을 동시에 갖춘 곳은 한화생명이 사실상 유일하다는 점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다만 이를 곧바로 '한화생명 배당 확대가 금융계열 분리의 전제 조건'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자본성 증권 발행이나 단계적 지배구조 재편 등 다양한 방식이 검토될 수 있는 만큼 배당은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의 핵심 변수로 보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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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현실적으로 한화생명이 당장 배당을 확대할 수 있는 여건에 놓여 있지 않다는 점이다. 한화생명은 2024년 결산 기준으로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 상법상 주주배당가능이익 산정 시 차감되는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이 배당 여력을 크게 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화생명의 이익잉여금 7조1545억원 가운데 해약환급금준비금은 5조2791억원으로 73.8%를 차지했다. 이익잉여금 대부분이 준비금으로 묶여 있는 구조에서는 배당 재원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이로 인해 한화생명의 배당 여력이 제한될수록 금융지주 체제 전환 이후 지주사가 기대할 수 있는 현금 창출 기반 역시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배당 여력을 확보하려면 이익잉여금을 더 두텁게 쌓는 과정이 필요하다.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으로 배당가능이익이 제약되는 만큼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통해 잉여금을 확대하고 구조적 제약을 완화할 수 있는 재무 체력을 갖추는 것이 선결 과제로 꼽힌다.


그러나 현재 한화생명의 수익 구조는 최근 들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5년 3분기 기준 한화생명의 보험손익은 3847억원으로 전년동기(7137억원) 대비 46.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투자손익 개선에 힘입어 소폭 증가했지만 IFRS17 체제에서는 일회성 투자손익보다 보험손익의 안정성이 자본 정책과 배당 판단의 핵심 지표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본업 수익성 약화는 부담 요인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도입한 기본자본 중심 지급여력(K-ICS, 킥스)비율 규제 강화도 배당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배당은 이익잉여금을 감소시켜 기본자본을 직접적으로 깎는 구조여서 기본자본 킥스비율 관리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는 배당 확대가 곧 자본적정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기본자본 중심의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는 흐름 속에서 보험사들이 배당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한화그룹 금융계열 분리의 관건은 시점이 아니라 한화생명이 배당과 자본 여력을 갖춘 내실을 만들었는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생명이 보험 본업 수익성을 회복해 이익잉여금을 확충하거나 자본성 조달 등을 통해 건전성 부담을 완화하는 과정이 병행돼야 금융지주 체제에서의 역할도 가능해진다는 분석이다. 배당 여력 확보까지 일정 시간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지배적이다.


이 같은 구조적 제약은 결국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앞에 놓인 과제를 더욱 분명하게 드러낸다. 그룹 금융계열 분리 논의가 구체화될수록, 한화생명이 안정적인 배당 재원을 공급할 수 있는 체력을 갖췄는지가 김 사장의 경영 성과를 가늠하는 핵심 기준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기 실적 변동이나 투자손익 개선보다 보험 본업의 수익 안정성을 회복하고 이익잉여금을 꾸준히 축적하는 과정이 김 사장 체제의 중장기 과제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김 사장이 단순한 실적 관리 차원을 넘어 금융지주 체제까지 염두에 둔 자본 전략과 배당 기반 정비라는 이중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고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금융계열 분리는 준비가 갖춰졌을 때 추진해도 늦지 않은 사안"이라며 "한화생명 역시 당분간은 재무 체력 보강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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