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퇴출된 '웰바이오텍'의 경영진이 상장폐지 직전 대규모 지분을 확보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기업의 존속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대표이사가 사재를 털어 지분을 대거 사들인 것은 상장폐지 이후를 염두에 둔 실질 지배력 확보 전략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한국 웰바이오텍 대표는 지난 1월 중순 진행된 정리매매 기간 동안 장내 매수를 통해 보통주 약 2400만주(지분율 26.39%)를 확보했다. 그는 수차례에 나눠 주당 13.92~18.21원으로 매수했다. 김 대표는 기존 최대주주인 메타프리즈의 특별관계자로 분류돼 있어, 의결권 공동행사를 전제로 할 경우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기존 7.1%에서 33.4% 수준으로 상승하는 구조다.
웰바이오텍의 상장폐지는 2023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거절'을 받으며 시작됐다. 다음해 사업연도에서도 감사의견거절을 받자 한국거래소는 상장폐기 결정을 내렸다. 웰바이오텍은 상장폐지 결정 이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지난달 8일 이를 기각했다. 이후 정리매매를 거쳐 지난달 26일 최종 상장폐지됐다.
주가가 10원대까지 하락하며 정상적인 가격 형성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시점에 김 대표가 지분 확보에 나선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상장폐지 이후 경영권 안정과 주요 의사결정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정리매매 기간은 투자자 관심과 매수 경쟁이 급격히 줄어드는 구간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지분을 집중 확보할 수 있는 시기로 평가된다.
상법상 주주총회 특별결의는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과 함께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을 요건으로 한다. 이에 따라 지분율이 33%를 넘을 경우 정관 변경, 감자, 합병 등 주요 안건에 대해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 다만 이는 주주총회 출석률과 주주 구성에 따라 실효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법적 요건과 현실 지배력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웰바이오텍의 경우 상장폐지 이후 비상장사로 전환된 상태로, 향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감자나 사업구조 개편, 자본 재편 등이 논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상장사에서는 소액주주들의 주주총회 참여도가 낮은 경우가 많아,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을 웃도는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의 영향력이 상장사 시절보다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상장폐지로 주식의 유동성과 시장 평가 기능은 사라졌지만, 일정 수준의 현금성 자산과 유동자산은 유지하고 있다. 최근 사업연도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등 즉시 현금화 가능한 자산은 63억원이다. 여기에 매출채권과 기타유동채권 등 회수 가능성이 있는 자산을 포함할 경우 장부상 유동자산 규모는 최대 200억원에 육박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사에서 지분율 33.4%는 상장사때보다 더 큰 영향력이 있다"며 "비상장사들의 소액주주들은 회사 경영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30%만 있어도 출석 주주의 과반을 사실상 독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이번 지분 확보가 실제 오너로 알려진 양모 회장 측과의 사전 교감 아래 이뤄진 것인지에 대한 해석도 분분하다. 메타프리즈의 지배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김 대표가 백기사 역할을 자처한 것인지, 아니면 상장폐지 이후 경영권을 독자적으로 장악하기 위한 노선인지를 두고 시장의 해석도 엇갈린다. 다만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딜사이트는 웰바이오텍 대표이자 코스닥 상장사 '티에스넥스젠' 대표를 겸하고 있는 김 대표에게 상폐 기업 지분 매입 배경을 묻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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