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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회장 보다 못한 미래에셋…위태로운 30%
김광미 기자
2026.02.04 07:10:21
삼성과 자웅 겨루다 1년 만에 시장점유율 31.97%까지 하락…삼성과 격차 8%
이 기사는 2026년 02월 03일 07시 5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상장지수펀드(ETF) 리그테이블

[딜사이트 김광미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월 상장지수펀드(ETF) 리그테이블 집계 결과 순자산총액(AUM) 100조원을 돌파하며 외형 성장을 이룬 것으로 보였지만 실제 시장점유율은 1%p 가까이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AUM이 111조원까지 불었지만 점유율은 한 달 새 30% 초반까지 밀렸다.


2일 딜사이트가 집계한 ETF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달 미래의 ETF AUM은 111조4100억원으로 집계돼 전체 운용사 28곳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 20년 만의 성과…삼성 이어 100조 클럽


미래는 사실 올들어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우며 사업의 순조로운 출발을 알리는 듯 했다. 전체 ETF 220종의 AUM이 지난달 6일 100조원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첫 ETF를 출시한 지 약 20년 만으로 업계에서는 최단 기간에 100조원 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지난해 100조원을 넘은 삼성에 이어 두 번째로 이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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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024년 말 50조원 수준이던 AUM은 지난해 61조8521억원으로 출발해 상반기 내내 60조원대를 유지했다. 이후 증시 활황에 힘입어 하반기부터 외형 확대가 본격화됐다. 작년 7월 70조원을 넘긴 데 이어 ▲10월 82조5377억원 ▲11월 90조4527억원 ▲12월 93조9580억원으로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하지만 최강 라이벌 삼성과 비교해 미래의 강점은 글로벌 ETF 시장에 있다. 국내 최초로 출시한 'TIGER 미국나스닥100'과 'TIGER S&P500' ETF는 각각 AUM 14조5301억원, 8조636억원으로 업계 1위다. 미국 대표 지수 ETF의 상징적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른바 서학개미 투자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심해지면서 미래는 반쪽짜리 영업에 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해외 주식이나 ETF 상품을 기반으로 하는 종목을 국내에서 활발히 마케팅할 수 없는 신세다. 


다만 올 초 ETF 시장의 AUM 급증을 이끈 것은 테마형 상품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10개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반도체TOP10'의 순자산은 한 달 만에 3조9364억원 증가해 4조4766억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지난달 상장한 'TIGER 코리아휴머노이드로봇' ETF는 레인보우로보틱스, 로보티즈 등 국내 로봇 산업에 집중한 상품으로,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가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한 달 만에 AUM은 6899억원까지 늘었다. 안전자산 선호 흐름 속에서 'TIGER KRX금현물'에도 1조5215억원이 유입됐다.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는 "TIGER ETF의 100조원 돌파는 지난 20년간 연금 장기 투자와 혁신 성장이라는 철학을 믿고 함께해 준 투자자들의 신뢰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12위 ETF 운용사로서 혁신적인 상품을 지속 발굴해 장기 투자 파트너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시장점유율은 뒷걸음질…삼성과 격차 7.6%p로 확대

코스닥 ETF 비교 (제작=오현영 기자)

외형은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시장 전체의 파이가 급증한 가운데 미래의 시장점유율(M/S)은 하락했다. 지난달 미래의 점유율은 31.97%로 전월비 0.8348%p 감소했다. 28개 운용사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컸다는 게 치명적이다. 지난해 초 35.66%였던 점유율이 1년 만에 30% 초반까지 밀린 것이다. 같은 기간 라이벌 삼성이 오히려 1.3%p 상승한 것은 미래나 다른 상위권 경쟁사들의 감소한 점유율과 대비된다. 점유율 하락과 함께 1위와의 격차도 빠르게 벌어졌다. 지난해 초 미래와 삼성 양사의 점유율 차이는 2.39%p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삼성의 점유율이 39.55%까지 확대되자 격차는 7.58%p까지 벌어졌다. 


삼성과 미래가 대비되는 본질적인 이유는 국내 ETF 라인업 경쟁력에 차이가 있어서다. 미래는 글로벌 지수 ETF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지만 최근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국장 중심 상품 경쟁에서는 상대적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이 국내 지수 ETF 시장에 가장 먼저 진입하며 원조 이미지와 막강한 브랜드 신뢰도를 굳힌 영향이다.


실제 지난달 급등한 코스닥 지수 상품에서 차이는 더욱 뚜렷해졌다. 1월 코스닥 지수는 23.73% 급등했는데 코스닥150 ETF로 삼성에는 1조8582억원이 유입된 반면 미래에는 그 3분의 1에 못 미치는 5562억원이 들어왔다. 이 여파로 미래는 ETF 개인 순자산 1위 자리도 50개월 만에 삼성에 내줬다.


◆ 오너는 스페이스X 투자로 대박…회사는 뒷걸음질

미래의 상대적인 부진은 오너인 박현주 회장이 개인적인 투자감각으로 그룹의 스페이스X 투자를 이끌어 4조원이 넘는 평가차익 성과로 주목받는 모습과 대비된다. 올해 나스닥 상장이 예정된 스페이스X는 기업가치 상승 기대가 커지면서 그룹 전반에 수혜를 안기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2022년부터 약 4000억원(2억7800만 달러)을 투자했는데 현재 가치는 그 열 배 이상으로 추정된다. 


투자 당시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약 187조원(1270억 달러)이었으나 블룸버그 등 외신이 거론하는 상장 시점 예상 기업가치는 2200조원 수준으로 어림잡아 약 11배 상승한 셈이다. 투자에 참여한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벤처투자, 미래에셋캐피탈의 주가도 크게 올랐다. 해당 투자는 고유계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오너인 박현주 회장의 의지가 아니라면 이뤄질 수 없던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그룹 차원에선 글로벌 투자 성과가 부각되지만 정작 미래는 해외 ETF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하며 애매한 위치에 놓였다는 지적이다. 


미래의 현실은 국가 리스크와 결부돼 있다. 금융당국은 고환율 국면에서 달러 유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올해 3월까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 공격적인 해외주식 마케팅과 현금성 이벤트를 자제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조기 종료하고 해외주식 홍보 채널도 정리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프로모션은 대부분 국내 주식 중심"이라며 "ETF는 시장 흐름을 그대로 반영하는 상품인 만큼 현 국면에서는 '국장은 KODEX'라는 인식 아래 삼성으로 자금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6년 1월 딜사이트 ETF 리그테이블 (제작=오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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