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광미 기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지난해 300조원 규모로 성장한 가운데 김우석 대표가 취임한 지 1년 만에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늘린 삼성자산운용이 압도적 1위를 굳힌 것으로 나타났다. 김우석 대표는 취임 첫해 업계 최초로 순자산총액(AUM) 100조원을 돌파하며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격차를 5%p 이상 크게 벌리는데 성공했다.
5일 딜사이트가 집계한 ETF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운용사 28곳의 ETF AUM은 297조1401억원으로 전년비 71.2% 증가했다. 반도체·조선·AI 등 주식 테마형 상품 수요가 확대된 데다 금리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파킹형 상품으로 자금이 몰린 덕분이다.
◆100조 고지 선점한 삼성…추격자 따돌린 비결은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AUM 113조5043억원을 기록하며 부동의 1위를 달렸다. 연초 65조9049억원에서 출발해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외형을 키웠고, 지난해 10월에는 업계 최초로 ETF AUM 10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증시 훈풍을 뒷바람 삼아 순항하면서 외형과 존재감을 동시에 확대했다는 평가다.
2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AUM 97조4831억원을 기록했다. 성장세 자체는 유지했지만 삼성운용과의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양사 간 AUM 차이는 연초 3조6077억원에서 연말 16조212억원으로 네 배 이상 확대됐다.
점유율에서도 희비가 갈렸다. 삼성운용의 시장점유율(M/S)은 38.20%로 전년 대비 0.0281%p 상승한 반면 미래운용은 32.81%로 3.2851%p 하락했다. 미래운용은 전체 운용사 가운데 가장 큰 점유율 감소폭을 기록했다. 월별 기준으로도 연중 삼성과 미래 간 격차는 점진적으로 확대돼 연말 5.39%p까지 늘어났다.
자금 유입의 질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삼성운용은 대표 상품인 코스피200 ETF에서만 1년간 6조2200억원을 끌어모았고, KODEX 미국S&P500·나스닥100·머니마켓액티브·타겟위클리커버드콜 등 주요 상품 전반에서 고른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 반등 국면에서 지수·테마·파킹형 상품을 균형 있게 배치한 전략이 주효했다.
반면 미래운용은 TIGER 미국S&P500과 TIGER 머니마켓액티브에 자금이 집중됐다. 국장 활성화에도 불구하고 TIGER 200으로 유입된 자금은 2조6656억원에 그치며 삼성운용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는 지적이다. 주력 상품 간 자금 유입의 온도 차가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도 KODEX…존재감 높이는 1위
특히 주목되는 점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삼성운용이 존재감을 키웠다는 점이다. 그간 '국내는 삼성, 글로벌은 미래'로 구분되던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운용은 미국 나스닥100 ETF에서 지난해 2조9871억원의 AUM 규모 증가를 기록하며 미래운용(2조9097억원)을 다소 앞지르는데 성공했다.
시장에선 삼성운용의 글로벌 전략 가속화가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운용은 2022년 미국 ETF 전문 운용사 앰플리파이 지분 20%를 인수한 이후 협업을 통해 글로벌 라인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앰플리파이의 대표 상품(DVO)을 현지화한 'KODEX 미국배당커버드콜액티브'는 1년 새 AUM이 1324억원에서 1조733억원으로 급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최근 선보인 'KODEX 미국성장커버드콜액티브'도 앰플리파이 QDVO의 한국판으로 역시 상장 4영업일 만에 AUM 1000억원을 돌파하며 개인 투자자 관심을 끌고 있다. 글로벌X 인수를 통해 해외 진출을 선도했던 미래운용을 후발주자 삼성운용이 빠르게 추격하는 양상이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전체 ETF 순자산이 100조원을 넘은 가운데 미국 S&P500, 나스닥100 등 대표지수 2종 순자산도 11조원을 넘으며 큰 성장세를 보였다"며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 KODEX 미국배당커버드콜액티브 등 투자자 수요가 뚜렷한 미국 테마형 상품이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첫해 성과 낸 김우석, 반등 과제 안은 타이거
삼성운용의 최근 성과는 김우석 대표의 취임 첫해 성적표로도 해석된다. 삼성생명 출신인 김 대표는 지난해 1월 취임 직후 글로벌 ETF 조직을 대표 직속으로 재편하고 상품·마케팅 기능을 강화하며 ETF 경쟁력 향상에 집중했다. ETF 시장 내 지위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글로벌 운용 인프라 확장이라는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다.
반면 미래운용에는 과제가 남게 됐다. TIGER 브랜드를 키운 주역인 이준용 각자대표 체제 아래에서도 점유율 반등에는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대표 지수 ETF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대표 상품도 부재하면서 간판 상품의 존재감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ETF 시장은 국내 증시 방향에 따라 성과가 뚜렷하게 갈린 한 해였다"며 "국내 테마형 ETF 라인업을 얼마나 탄탄하게 구축했는지가 승부를 가른 만큼, 올해도 국장 중심 상품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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