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아워홈이 한화그룹 품에 안기면서 창사 이래 가장 급격한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10년 가까이 이어진 오너가 남매간 경영권 분쟁을 뒤로하고 한화그룹에 편입된 이후 지배구조 안정화와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특히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주도하는 푸드테크 전략과 맞물려 아워홈이 향후 승계 과정에서 핵심적인 '자금줄'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워홈은 2000년 LG유통 식품서비스(FS) 사업부에서 분리 신설된 이후 범LG 계열사의 급식 물량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2026년 현재도 중국에 설립된 '청도럭키식품유한공사'의 법인명에 '럭키'를 유지할 만큼 구씨 가문의 혈맹은 끈끈했다.
아워홈이 한화그룹 편입 이후 가장 큰 우려는 범LG가 물량의 이탈 여부였다. 하지만 아워홈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기존 주요 고객사의 재계약률은 85%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5년 내 최고치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장기적인 물량 감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급식계약 특성상 단기 이탈보다는 중장기적 비중 축소가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워홈이 한화 계열사에 편입된 만큼 계약 갱신 시점에 범 LG 계열사에서 보안 및 효율성 등을 이유로 자체 식당 운영을 강화하거나 혈연관계가 끊긴 아워홈 대신 경쟁사를 선택할 수도 있어서다.
이에 아워홈은 한화그룹 계열사의 급식 물량을 순차적으로 통합하며 외형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단체급식 사업은 납품단가가 주요 계약 평가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한 원가절감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아워홈을 인수한 한화그룹으로서는 수익성을 담보하기 위해 급식 물량을 늘려 몸집을 불리는 것이 우선 과제인 셈이다. 실제 아워홈이 한화그룹에 편재된 이후 일부 계열사의 직원 단체급식 운영 주체가 계약 만료 시점에 맞춰 아워홈으로 변경되기도 했다.
아워홈은 M&A(인수합병)를 통한 외형 확장에도 나섰다. 지난해 8월 신세계푸드의 급식사업부를 인수해 100% 자회사인 '고메드갤러리아'를 출범시켰다. 기존 신세계푸드 급식사업부는 하이엔드 주거시설의 입주민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단체급식 사업의 선두주자였다. 신세계푸드 급식사업부까지 품어 오피스 및 산업체 단체급식 위주였던 사업영역을 프리미엄 주거단지, 컨벤션 등 비주력 분야까지 확장시켰다. 아워홈이 보유한 대규모 제조 인프라와 고메드갤러리아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결합해 수익구조를 고도화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아워홈에서 신세계푸드 급식사업부로 이어진 한화그룹의 공격적 행보를 김 부사장의 승계 전략과 연결지어 해석하기도 한다. 단체급식 사업은 계열사 물량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Cash Flow)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다. 계열사를 통해 대규모 캡티브(Captive) 물량을 확보할 수 있고 이는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이어지게 된다. 안정적 수익과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향후 승계 재원 마련도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최근 김동선 부사장의 경영 행보는 '로봇-식음료-유통'을 잇는 푸드테크 시너지에 방점이 찍히고 있다. 한화로보틱스가 개발한 조리 및 배식 자동화 솔루션을 아워홈의 사업장에 적용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한화갤러리아 및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프리미엄 다이닝 역량과 접목시키는 청사진이 제시된다.
실제 아워홈 주요 사업장에는 감자 탈피 로봇, 조리 로봇 등 자동화 설비가 도입되고 있다. 이는 만성적인 조리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인건비를 절감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아워홈을 중심으로 한 푸드테크 승부수가 김 부사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시험대가 된 셈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지배구조 변경 이후에도 지난해 대부분의 기존 고객들과 재계약이 이뤄졌다"며 "지난해 급식시장에 나온 입찰 물량 가운데 30%를 차지할 정도로 다수의 신규계약도 따내며 순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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