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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인 공세 대응…1세대의 새로운 승계 포석
김규희 기자
2026.01.22 07:25:13
① 창업주 지분 11% 미국 미리캐피탈에 매각…혈통 상속 관념 깨고 글로벌 자본 선택
이 기사는 2026년 01월 21일 10시 4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

[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27년 전 자본금 50억원으로 출발해 10조원 규모의 대형 하우스로 성장한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국내 사모펀드(PEF) 역사에 전례 없는 승계 모델을 제시했다. 창업주인 도용환 회장이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거나 내부 파트너들에게 지분을 넘기는 익숙한 방식 대신 미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를 새로운 최대주주로 맞이하기로 해서다. 행동주의 펀드의 거센 압박을 지배구조 혁신과 글로벌 도약의 기회로 치환했다는 분석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도용환 회장이 보유 지분 13.46% 중 11.44%를 미국 소재 미리캐피탈(Miri Capital)에 매각했다고 20일 밝혔다. 주당 매각가는 1만2600원이며 총 매각 금액은 약 600억원 규모다. 이로써 기존 2대 주주였던 미리캐피탈은 총 25.0%의 지분을 확보해 향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을 거쳐 최대주주 지위에 오르게 된다. 도 회장은 2% 지분을 남긴 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창업 회장으로 후방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지분 매각은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스틱인베스트먼트를 향해 밸류업 계획 공시와 승계 플랜을 요구하며 압박을 가하자 몇 달 간의 내부 고민 끝에 마련됐다. 얼라인은 지난 19일을 밸류업 계획 발표 기한으로 설정하고 이사회 독립성 강화와 승계 투명성을 요구해왔다. 스틱은 기한 당일인 19일 2028년까지 운용자산(AUM) 15조원 달성과 ROE 10% 이상, 주주환원 강화를 골자로 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다음 날 곧바로 최대주주 변경 소식을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경영권 분쟁을 매듭짓기 위한 지배구조 정비의 일환으로 인식한다. 얼라인이 제기한 승계 불확실성과 지배구조 약점을 미국계 대형 운용사 영입이라는 방식을 통해 해소했기 때문이다. 스틱은 현재 기업지배구조 가이드라인 15개 핵심지표 중 7개만을 이행(이행률 47%)하고 있으나 이번 딜을 통해 독립적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해 이행률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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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캐피탈은 투자 기업의 성장을 돕는 '컨설타비스트(Consultavist)'를 표방하며 기존 경영진 체제와 운용 철학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경영권 공세를 방어하면서도 조직 안정성을 확보하는 구조를 택한 셈이다. 미리캐피탈은 2021년 출범한 미국 기반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국내에서는 가비아, 케이아이엔엑스(KINX), 유수홀딩스, 지니언스 등에 투자하며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쌓아왔다. 단순 재무적 투자를 넘어 경영진과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동반자적 투자를 지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틱은 미리캐피탈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외 출자자(LP) 기반 확대 및 신규 투자 협업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이번 승계 모델은 국내 PEF 시장의 과제인 1세대 퇴진 문제를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풀었다는 의미도 있다. 창업주 은퇴 시 발생하는 내부 갈등이나 승계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하우스의 영속성을 꾀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얼라인이 지적한 '보상 체계의 불투명성'을 해소하기 위해 125만주(발행주식의 3%) 규모의 RSU 도입 등 성과 중심의 미국식 보상 체계를 전격 수용한 점도 이번 매각과 궤를 같이한다. 곽동걸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경영진과 투자심의위원회(IC) 운영 체계는 그대로 유지된다. 가동 중인 펀드 역시 기존의 기준과 원칙에 따라 안정적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에 대해 "단순한 지분 구조 변화가 아니라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PE 운용사로 도약하기 위한 거버넌스 정비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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