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이 본인의 지분 대부분을 넘기며 경영권 승계의 파트너로 선택한 미리캐피탈(Miri Capital Management LLC)에 자본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리캐피탈은 일단 스스로를 적대적 행동주의자가 아닌 투자 기업의 성장을 돕는 '컨설타비스트(Consultavist)'로 정의하며 한국 시장의 저평가된 플랫폼형 기업들을 발굴해온 미국계 자산운용사로 스스로를 표방하고 있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리캐피탈은 도용환 회장이 보유한 스틱인베스트먼트 지분 11.44%(4,769,600주)를 주당 12,600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계약 전일 종가 대비 25.2%의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으로 전체 거래 규모는 600억원 수준이다. 거래가 종결되면 미리캐피탈은 기존 지분을 포함해 총 25.0%의 지분을 확보하며 스틱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도 회장은 은퇴 계획에 따라 지배구조 약점을 해소하고 안정적 승계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미리캐피탈을 파트너로 낙점했다.
2021년 출범한 미리캐피탈은 벤자민 그리피스 대표가 이끄는 미국 보스턴 기반의 운용사다. 이들은 경영진과 대립각을 세우는 일반적인 행동주의 펀드와 달리 경영진의 우군을 자처하며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제안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국내에서는 가비아, 케이아이엔엑스(KINX), 유수홀딩스(구 한진해운 홀딩스), 지니언스 등이 주요 포트폴리오에 담겨 있다. 특히 미망인 경영으로 알려진 최은영 회장의 유수홀딩스 2대 주주로서 보여준 행보는 미리캐피탈의 성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미리캐피탈이 스틱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표면적인 이유는 절대적 저평가에 있다. 이들은 상장 글로벌 PE의 가치 평가 잣대를 스틱에 적용했을 때 약 10조4000억원(80억 달러)에 달하는 운용자산(AUM) 규모에 비해 시가총액이 지나치게 낮다고 판단했다. 미리캐피탈은 2023년 8월 스틱 지분 5.01%를 장내 매수한 이후, 매 분기 사업 실적 공유 미팅을 진행하며 경영진과 두터운 신뢰 관계를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벤 그리피스 대표는 한국의 주식시장 밸류업 이니셔티브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발표문을 통해 "한국의 기업지배구조 개혁은 우리가 투자해온 100개국 이상의 시장 중 가장 빠르고 중대한 변화"라며 "코리아 프리미엄이 형성된다면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리캐피탈은 스틱의 최대주주가 된 이후 ▲해외 LP 기반의 국제화 지원 ▲상품 라인업의 다각화 ▲주주가치 중심의 기업가치 재평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기존 자사주를 활용해 차세대 파트너들에게 지분을 이전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등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 시스템 구축에 방점을 찍고 있다.
미리캐피탈이 바라본 투자의 전략은 스틱의 경영권을 단순히 확보하는 것을 넘어 한국의 유일한 상장 사모펀드(PEF) 운용사라는 희소가치에 중점을 둔 것으로 파악된다. 스틱을 미국 시장에 상장된 KKR이나 블랙스톤과 같은 글로벌 상장 운용사 수준으로 밸류업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미리캐피탈은 장기 투자자로 8~10년 이상의 장기 펀드 및 영구 자본 펀드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자본 안정성을 높여 상장사로서의 밸류에이션 멀티플을 높이려는 의지다.
실제 KKR은 미국 시장에서 운용 사업 가치(Asset Management Business Value)와 투자 자산 가치 (Balance Sheet Investments Value)의 합산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KKR은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50배 이상의 가격으로, 블랙스톤은 40배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자본시장 그룹 평균인 약 25배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으로 이는 시장이 이들 회사의 강력한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리캐피탈은 스틱을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처럼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외에도 크레딧과 실물자산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혀 수익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스틱 관계자는 "미리캐피탈이 북미와 유럽, 아시아의 연기금 및 대학기금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스틱의 투자자 저변을 세계적으로 넓히는 역할을 도맡을 예정"이라며 "사업 영역에서도 기존 바이아웃이나 벤처캐피탈 외에 그동안 스틱이 실력을 최대한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던 인프라는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되는 다양한 대체투자 자산군을 강화해 종합 자산운용사로서 입지를 굳히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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