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최근 '업계 1위' 업비트의 약진과 타 경쟁사들의 합종연횡·마케팅 공세에 부딪히며 샌드위치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층 공격적 마케팅으로 시장 점유율을 30% 포인트나 끌어올렸지만, 거래량 확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 등이 크게 증가하면서 재무적 부담 역시 한층 가중된 모습이다.
단일화된 사업·수익구조 탈피 여부가 최대 관건으로 떠오른 상황 속 신사업 계열사인 빗썸에이에 반전 기대감이 몰리고 있다. '그룹 오너' 이정훈 전 이사회 의장의 복귀처이자 예비 신사업 집합소로 꼽히는 만큼 사업·수익 다각화 움직임 전반에 본격적인 탄력이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신사업·투자 계열사 빗썸에이를 통해 고수익 사업군을 구축하기 위한 다각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빗썸에이' 출범과 이정훈 복귀, 신사업 다각화의 새로운 전환점
앞서 빗썸은 지난해 8월 인적분할을 통해 '빗썸에이'를 출범시켰다. 빗썸이 영위 중인 가상자산 거래를 제외한 신사업군을 운영·투자하는 데 목표를 둔다.
실제 빗썸에이는 회사 목적에 ▲혁신기업 투자 ▲신재생에너지 ▲지적재산권(IP) 및 콘텐츠 투자 ▲기업 인수합병·구조조정 및 재무안정화 관련 컨설팅 ▲부동산 사업 등을 포함시키며 종합기업 도약 의지를 내비쳤다. 이외에도 추후 2027년까지 자회사 전반을 빗썸에이 아래로 정렬시키며 신사업 집중도를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그룹 오너인 이정훈 전 이사회 의장이 빗썸에이 대표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며 신사업 전반을 직접 챙기게 된 점이 눈에 띈다. 이 전 의장은 과거 코인 상장을 위해 1000억원대 투자금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2020년 의장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이후 그는 지난해 3월 무죄가 확정됨에 따라 빗썸에이 대표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가상자산 제도화 움직임 속 경쟁사들의 국내외 합종연횡 등 시장 재편 조짐이 곳곳에 감지되면서 점유율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 전 의장의 이번 복귀를 통해 경영 안정성과 신사업 확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주요 사법 리스크를 해소한 이 전 의장이 신사업 집합소를 통해 복귀한 만큼 추후 선택과 집중에 대폭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마케팅 부담부터 경쟁사 약진까지…'좌불안석' 2인자 입지
이 같은 행보는 최근 기존 거래소 시장 경쟁이 심화 중인 점과도 무관치 않다. 앞서 빗썸은 지난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10%대에서 40%대까지 끌어올렸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기준 빗썸 이용료율은 2.2%로 업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이 같은 추이는 재무부담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판매촉진비의 경우 ▲2022년 25억원 ▲2023년 103억원 ▲2024년 1637억원으로 연평균 900% 급증했다. 지난해 3분기 마케팅비(판매촉진비+광고선전비) 역시 전년동기 대비 323%나 늘어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문제는 가상자산 거래 확대에 치중하면서 현금성자산 내 고객예치금 관련 보통예금이 85%를 차지하는 등 자금 유동성 전반이 한층 둔화됐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 기준 유동비율(98.6%)은 100% 미만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울러 경쟁사들의 약진세도 신사업 필요성을 부각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빗썸은 최근 재무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지만, '업계 1위' 업비트가 여전히 과반을 넘는 점유율을 유지 중이고 하위권 경쟁사들의 현금성이벤트 및 글로벌 합종연횡이 이어지면서 좌불안석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최대 경쟁사인 업비트가 최근 네이버파이낸셜과 본격적인 협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비트 초격차'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가상자산이 안정화될수록 신규 이용자들은 안전·신뢰성을 입증한 '1위 거래소'에 몰릴 것이란 이유다. 따라서 빗썸은 기존의 시장 점유율 확대 노력 외에도,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가 더욱 강조된다.
최근 들어 소원해진 금융당국과의 관계 역시 자생력 강화가 시급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앞서 빗썸은 지난해 고배율 레버리지를 포함한 가상자산 대여 서비스를 출시·운영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경고를 듣지 않으면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 밖에 호주 거래소 스텔라 오더북(호가창) 공유 중단 등 금융당국과의 마찰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정훈 전 의장은 5대 거래소 중에서도 유독 시장 점유율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 온 오너"라며 "최근 마케팅 공세로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린 만큼 똘똘한 신사업을 덧붙이고 기업가치를 키워 기업공개(IPO) 가능성을 높이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빗썸에이는 '회사 목적'으로 명시해놓은 신사업 부문을 대상으로 사업성 검토를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빗썸 관계자는 "아직 계획 단계이거나 사업상 공개가 어려운 상황"며 "다양한 방향으로 사업성 검토 등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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