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2위 빗썸이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거래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금융기업 도약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체급을 불리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다만 수요 확대를 위한 마케팅비가 급증하고 유동성 전반이 둔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거래량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한계 속에서 '제살 깎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수수료 사업 비중이 98%에 달해 실적 변동성이 높다는 태생적 한계 역시 리스크 가운데 하나다. 향후 IPO 가능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스테이블코인 등 차세대 분야에서 성장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최근 IPO를 목표로 수익성 및 지배구조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관련 비용부담이 급증하고 최근 시황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IPO 일정이 계획보다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돌아온 이정훈 의장, 지배구조 개선 본격화
앞서 빗썸은 올 8월 인적분할을 통해 '빗썸에이'를 출범시켰다. 빗썸이 영위 중인 가상자산 거래를 제외한 신사업 대부분을 빗썸에이로 집중시켜 기업가치 평가 과정에 효율·효과성을 더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정훈 의장이 빗썸에이 대표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며 지배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문제가 제기돼 온 지배구조 부문에도 개선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빗썸은 최대주주인 빗썸홀딩스의 지분 34%를 보유한 비덴트의 사법리스크 등으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현재 비덴트는 2023년 일부 임직원들이 51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뒤 상장폐지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빗썸홀딩스 2대주주이자 이 의장 개인 회사인 '디에이에이'가 최근 빗썸홀딩스 지분을 34.2%까지 늘리며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같은 기간 비덴트 지분은 30%로 떨어지며 영향력을 덜어냈다. 이 의장의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며 지배구조 리스크를 일단락한 셈이다. 빗썸이 올해 처음으로 공시대상 대기업집단에 선정된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지배구조 투명성에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
◆판촉비 연평균 900% 급증…점유율 20% 포인트 이상↑
지배구조에 이어 수익성 제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마케팅을 늘려 고객 및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는 방식이다. 판매촉진비만 봐도 ▲2022년 25억원 ▲2023년 103억원 ▲2024년 1637억원으로 연평균 900%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광고선전비도 ▲2022년 104억원 ▲2023년 58억원 ▲2024년 285억원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두 비용을 합친 마케팅 비용 총액은 지난해 기준 1922억원으로 전체 매출 대비 38.7%에 달한다.
이러한 기조는 올해도 이어졌다. 올 3분기 기준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는 각각 91억원, 556억원으로 총 647억원을 투입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23% 급증한 규모다. 이 같은 마케팅 공세에 힘입어 시장 점유율도 기존 10%대에서 최근 30~40%대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유동성 전반 둔화 조짐…수익구조 다각화 필요성↑
마케팅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이 크게 늘면서 유동성이 둔화한 모습이다. 빗썸은 올 3분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이 3조6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 증가했다. KB국민은행으로부터 운영자금 용도의 단기차입금 3000억원을 조달하는 등 곳간 쌓기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현금성자산에서 회원 예치금이 입출금 되는 보통예금이 85%를 차지하는 등 자금 유동성은 여전히 아쉬운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 비용부담이 급증하면서 3분기 기준 유동비율(98.6%)은 100% 미만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122.6%)과 대비해선 24%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360.1%로 지난해 말(170.3%)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유동성 둔화를 감수하며 마케팅 규모를 대폭 늘리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섰지만 실적 변동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빗썸은 전체 매출의 98%가 거래 수수료에서 발생한다. 시장 변동성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셈이다. 최근에는 마케팅 부담이 늘면서 실적 전반에 일부 영향이 가해지는 모양새다. 빗썸은 올 상반기 매출 3292억원, 영업이익 90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35.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두나무가 영업이익·순이익 모두 성장세를 이어간 점을 고려하면 내실 측면에서 일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인 배당확대 정책에 따라 추가적인 현금 유출이 점쳐지는 상황"이라며 "수수료 위주 사업을 영위 중인 빗썸으로선 현금성 이벤트로 거래량을 최대한 늘려야 하는 딜레마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밖에 과거 금융감독원의 가이드라인에 반하는 영업활동으로 금감원 사이가 서먹한 점 역시 IPO 변수 중 하나"라며 "최근 시황 불확실성까지 이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IPO 목표 기한을 넘어설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내다봤다.
이에 일각에선 "현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스테이블코인 분야에서 성장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빗썸은 토스와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사업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의 간편결제 플랫폼과 빗썸의 가상자산 기술 및 유통 인프라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실제 양사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를 속속 출원하며 예열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빗썸은 추후 가상자산 제도화 방향에 따라 신사업 청사진을 구상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빗썸 관계자는 "현재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IPO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아직까진 공유할 만한 특이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목표 기한은 내년 상반기였지만 최근 시황 등을 고려하면 다소 미뤄질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추후 가상자산 입법안 등 제도화 움직임이 보다 구체화 되면 스테이블코인 등 사업 청사진 전반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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