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2026년 설 연휴, 카드사들의 마케팅 격전지가 마트에서 공항으로 이동했다. 명절 풍속도가 급변하며 해외여행 수요가 폭증하자, 카드업계는 전통적인 마트 할인 혜택은 유지하되 여행객을 위한 항공·호텔 파격 혜택을 전면에 내세우는 '투트랙' 전략을 가동했다.
16일 금융권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설 마케팅의 핵심은 '전통의 붕괴'다. 농촌진흥청이 최근 발표한 '2026 설 농식품 구매 행태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설에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는 응답은 63.9%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12.4%포인트(p)나 급증한 수치다.
고향을 방문하겠다는 응답은 47.3%에 그쳤다. 절반 이상의 국민이 귀향 대신 집과 여행지에서의 휴식이나 여행을 택한 것이다. 실제 주요 여행사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연휴 기간 해외여행 예약률은 전년 대비 47%나 폭증했다.
이러한 데이터는 카드사들의 전략을 수정하게 만들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제수용품 할인이 마케팅의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수익성이 좋은 해외여행객을 잡는 것이 명절 마케팅의 주류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기존의 유통 할인 혜택을 유지하면서, 여행 특화 혜택을 내세우는 투트랙 전략을 가동 중이다.
우리카드는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를 앞세워 전 세계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혜택과 해외 결제 수수료 면제, 해외 가맹점 5% 캐시백 등을 제공한다. 또한 항공권 및 호텔 결제 시 추가 캐시백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NH농협카드는 현금성 혜택을 내걸었다. 연휴 기간 해외 전 가맹점 이용 시 이용 금액의 10%를 캐시백(최대 5만 원) 해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신한카드 역시 해외 패키지 및 전세기 상품 이용 고객에게 7%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여행 수요 선점에 나섰다. 하나카드는 일본, 동남아 등 인기 여행지에서의 현장 할인과 함께 롯데면세점 최대 15% 할인 혜택을 더해 여행객을 공략한다.
고물가 속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줄 유통 할인 경쟁도 여전히 치열하다.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에서 설 선물세트 구매 시 최대 50% 즉시 할인과 구매 금액대별 상품권 증정 행사를 진행한다. 삼성카드는 백화점 업종에서 최대 10개월 무이자 할부를 지원해 고가 선물 구매의 문턱을 낮췄다.
온라인 쇼핑족을 위한 혜택도 촘촘하다. KB국민카드는 G마켓·옥션(10% 할인), 컬리(15% 할인) 등 비대면 채널 혜택을 강화했다. BC카드는 GS더프레시 등 기업형 슈퍼마켓(SSM)에서 10% 상품권 증정 행사를 통해 근거리 장보기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이 외에도 KB국민카드의 '설날맞이 100만원 포인트 추첨(세뱃돈 이벤트)', 신한카드와 NH농협카드의 체크카드 이용자 대상 경품 증정 등 명절의 재미를 더한 이벤트들도 오는 17일까지 이어진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차례 문화가 쇠퇴하고 '명절은 휴가'라는 인식이 굳어지고 있다"며 "카드사들의 혜택 경쟁도 단순 생필품 할인을 넘어, 고객의 여가 시간을 점유하기 위한 '경험 마케팅'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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