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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가 품었지만…고팍스, 끝 모를 '마이너스의 늪'
전한울 기자
2025.12.30 09:09:09
⑤고파이 미지급금 1700억대로 확대…바이낸스 지원 지연, 핵심인력 이탈 겹악재
이 기사는 2025년 12월 29일 17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딜사이트 DB)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고난의 행군 중인 고팍스가 당분간 마이너스 늪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세계 최대 코인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지분 인수에도 고파이 사태 미지급금 규모가 불어나고 관련 재정 지원은 지속 연기됨에 따라 경영 불확실성이 한층 확대된 모양새다.


고파이 사태 이후 핵심인력이 대거 이탈하는 등 본원적 경쟁력이 휘청이는 점도 중장기 리스크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 규제 및 현지 사정에 따라 바이낸스의 지원사격이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기존 '보안 특화' 기조를 앞세워 현상 유지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고팍스를 향한 바이낸스의 사업·재정적 지원 대다수가 크게 지연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앞서 고팍스는 2022년 말 코인 예치 서비스 '고파이' 상품운용사인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이 파산하면서 본격적인 경영난이 시작됐다. 이러한 상황 속 글로벌 코인 거래소 '바이낸스'가 2023년 한국시장 진입을 위해 '고파이 미지급금 대납'을 조건으로 고파이 지분 72.26%를 인수하고, 최근에는 등기임원 변경 신고까지 수리되면서 위기가 일단락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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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엔 고팍스의 '사업자 갱신' 가능 여부가 발목을 잡았다. 거래소는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에 따라 3년에 한 번 라이선스를 갱신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내 5대 거래소는 차례대로 신고를 마쳤지만, 금융당국 심사 과정에서 업비트 등 주요 거래소들이 특금법을 일부 위반한 사실이 발각되면서 갱신 시점이 일제히 지연되고 있다. 


바이낸스와 고팍스로선 고파이 미지급금 문제를 해결할 적기를 놓치는 셈이다. 비트코인 시세는 고파이 사태 당시 2만달러 수준에서 현재 9만달러대에 육박하고 있다. 실제 고팍스 운영사인 스트리미는 지난해 기준 가상자산 미지급금이 148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2.3% 급증했다. 최근에는 미지급금 규모가 1700억원대까지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바이낸스는 한국시장 진출을 추진하면서 '고파이 이용자들에게 동일 재화 및 수량으로 돌려주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시장 환경이 급변한 만큼 실제 상환 방식과 괴리가 발생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고팍스 내부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는 "바이낸스는 아직 미승인사업자라 단기간에 한국 사업에 관여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금융당국 규제는 물론 바이낸스 본사에서도 창립자인 자오창펑의 자금세탁 혐의부터 중국계 출신이란 배경까지 들먹이며 전방위 견제에 들어간 모양새"라며 "국내외로 제동이 걸림에 따라 고파이 관련 행정 절차에 시간이 꽤나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국내외로 견제가 이어지면서 바이낸스와 오더북 공유 역시 단기간 실현하긴 어려울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오더북은 가상자산 거래 과정에서 매수·매도 주문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호가창이다. 그동안 일각에선 '바이낸스의 오더북 공유로 고팍스 유동성을 글로벌 단위로 확대시킬 것'이란 기대감이 일었으나, 금융당국 제재 및 기술적 이슈로 인해 '당장 접목하긴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오더북 공유의 경우 제도 개선과 더불어 기술적 교류 및 연동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며 "고파이 사태 이후 핵심인력이 대거 이탈했는데, 특히 기술개발 인력이 기존 대비 80%나 급감했다"고 말했다.


스트리미 주요 재무지표. (그래픽=오현영 기자)

이처럼 경영 정상화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당분간 보수적 경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일한 기댈 언덕인 바이낸스가 실질적인 영향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현상 유지' 여부가 사실상 주 목표로 자리하는 셈이다. 


고팍스 운영사인 스트리미의 재정난도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스트리미는 지난해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2316억원으로 3년 연속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1305억원) 폭도 2배 이상 늘며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이 같은 상황 속 업계 전반에 공격적인 마케팅·수수료 정책 기조가 이어지면서 점유율 위협이 한층 거세지고 있다. 


핵심 인력이 대거 이탈한 상황 속 자본력 한계가 더해지며 맞대응에 적극 나서기 어려운 시점인 만큼, 기존 보안 특화 역량을 극대화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대해 고팍스 관계자는 "보안 부문에서 실용 특허를 최다 수준으로 획득하는 등 업계 최초, 최고 타이틀을 여럿 거머쥐었다"며 "당분간 현상 유지를 목표로 대안 강구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팍스는 바이낸스 측과 고파이 고객들의 예치금 상환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논의를 지속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바이낸스는 최근 경찰청 등과 공익 활동을 펼치며 한국사업 예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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