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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내버려 두고"…결국 李대통령 철퇴 맞은 LS
노우진 기자
2026.01.27 07:30:16
동일 시기 비슷한 전략으로 예심청구…불명확한 중복상장 기준에 자의적 판단 우려
이 기사는 2026년 01월 26일 17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식스솔루션즈 로고

[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LS그룹이 정치권 입김으로 인해 에식스솔루션즈의 기업공개(IPO)를 스스로 철회한 것을 두고 정부와 당국인 한국거래소의 심사 기준이 갈팡질팡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상 동일한 중복상장 이슈를 두고 KT 자회사 케이뱅크는 IPO를 허락을 받았지만, LS의 에식스는 상장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원칙 없는 이중잣대로 불공평한 시장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정치권 입김에 흔들리는 기조가 시장을 억누르고 있다는 비판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식스솔루션즈의 국내증시 IPO는 LS그룹이 이날 상장 예심청구를 스스로 철회하면서 끝내 좌초했다. LS그룹은 이날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 신청을 철회하면서 "소액주주 등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상장 추진에 대한 우려를 경청했다"며 "주주 보호 및 신뢰 제고를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상장 전 투자 유치에 참여한 재무적투자자(FI)와 새로운 투자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번 철회 결정은 그동안 시장 일부에서 제기돼 온 중복상장 논란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상장 추진 직후 소액주주연대와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의 비판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소액주주 연대는 지주사 가치 희석에 따른 기존 주주 피해를 명분으로 에식스의 상장을 반대해왔다. 


하지만 실제 분수령은 국가 최고지도자인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 만들어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와의 오찬 자리에서 LS 사례를 직접 언급하며 중복상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대통령은 이날 "시장에서 'L자'가 들어가는 주식은 사는 게 아니라면서요"라는 반문으로 에식스 논란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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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LG그룹이 주주가치 보호에 상당히 미흡했고, 2000년대 이후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대주주들의 이해만 증대되고 소액주주는 손해를 보는 연이은 지배구조 변경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LS그룹이 LG그룹에서 오너가문 계열로 분리돼 또 다른 그룹을 형성한 것도 주주이해가 아니라 구씨 오너가의 씨족논리에 따라 이뤄진 것을 지적한 것이다. 중복상장 문제가 LG그룹의 LG에너지솔루션 100조원 가치 상장으로 크게 불거진 것도 같은 맥락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꾸준히 중복상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라고 비판해 왔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업계의 시각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에식스는 인수합병(M&A)으로 계열사에 편입한 기업을 재상장하는 경우라서다. 논란의 핵심인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통상 쪼개기 상장은 알짜 사업부 이탈로 모회사의 가치가 훼손될 여지가 크기 때문에 주주가치 하락 우려가 불거진다. 그러나 에식스는 연결 실적 기여도가 5% 안팎인 데다 애초에 LS그룹의 일부도 아니었기에 대통령이 비유한 '암소 배에 담긴 송아지'는 아니다. IB 관계자는 "논란이 불거지기 전에는 대부분의 주주가 에식스솔루션즈의 존재도 몰랐을 것"이라며 "미국이나 한국에서 전력망 인프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상장으로 자금을 조달해 투자를 늘려야 하는 시기에 이런 논란에 휩싸여 조달창구가 막히는 것은 오히려 주주가치에 해가 되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과를 두고 주무당국인 한국거래소가 일관성을 잃어서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거래소는 지난 12일 케이뱅크의 상장 예비심사를 승인하면서 엄밀히 판단한 결과 중복상장은 아니란 판단을 내놓았다. KT에서 비씨카드로, 그리고 다시 케이뱅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보면 대상은 상장사의 손자회사이지만 사실상 면죄부를 내린 것이다. 지배주주는 KT이지만 케이뱅크 자체가 당국의 인터넷은행이라는 새 산업의 허가를 얻어 다양한 주주구성으로 사업을 시작했다는 측면을 더 높게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맥락에서 에식스 역시 동일한 잣대를 적용받아야 한다는 의견에 설득력이 있다. 다만 심사 과정에서 이 문제는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다. 두 기업은 비슷한 시기에 예심을 청구했지만 케이뱅크는 약 2개월 만에 통과한 반면 에식스는 결과가 계속 지연되면서 결국 대통령이 관계된 정치적 판단을 받게 됐다. 미국 권선기업을 크로스보더 M&A로 취득해 성과를 내고 이를 한국 시장에 상장하려던 LS는 계열분리 전 LG그룹이 저지른 원죄로 인해 사실상 연좌제를 적용받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LS그룹이 이번 상장을 준비하면서 구자은 회장이 설화를 스스로 자초한 측면도 독이 됐다. 지난해 3월 구자은 회장은 '인터배터리 2025' 행사장에서 계열사들의 잇단 중복상장에 대한 기자들의 우려섞인 질문에 대해 "중복상장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상장 후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된다"라고 말했다. LS그룹이 LS MnM이나 LS이링크 등 주요 계열사의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나오자 이에 대해 정면돌파를 시도한 것이었지만 발언의 무게를 염두에 두지 않은 소홀함으로 인해 "투자자를 경시하는 발언"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래픽=김민영 기자)

IPO 전문가들은 KT의 경우 민영화 이전에 공기업이었던 성격도 결과에 차이를 일으킨 주요 원인이라 평한다. 법적으로는 민간 기업이지만 아직 공기업 성격이 짙고 2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을 포함해 정부와 기관 투자자 지분이 다수라는 해석이다. 


이런 애매한 기준은 시장에 혼란을 가중할 전망이다. 거래소는 지난해 말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정부의 규제 의지가 변수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코스피 5000을 달성한 정부는 과도한 자신감으로 정책적 개입 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시장 관계자는 "거래소도 에식스 등을 홍콩 증시 등에 뺏길 경우 중복 상장을 원천 봉쇄할 수도 없고, 자의적으로 심사하면 고무줄 잣대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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