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깨끗한나라가 올해 회사채 만기 대응이라는 또 하나의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오는 3월부터 2개월 단위로 돌아오는 회사채 만기 릴레이를 감당해야 하는데 보유 현금 실탄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등급 하락으로 시장 조달의 문턱이 높아진 가운데 최현수 회장 체제의 3세 경영이 가혹한 '유동성 테스트'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깨끗한나라의 올해 만기 도래 회사채 규모는 총 330억원이다. 당장 3월에 1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며 이후에도 ▲5월 50억원 ▲ 7월 130억원 ▲9월 50억원 등 두 달 간격으로 만기 릴레이가 이어진다.
단일 시점에 대규모 만기가 몰린 것은 아니지만 연중 내내 회사채 만기대응 이슈가 이어지게 된다. 문제는 현금 여력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깨끗한나라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190억원, 단기금융상품은 35억원에 불과하다. 이를 모두 동원하더라도 올해 만기 회사채를 현금으로 상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영업적자가 지속되며 자체 현금창출력도 저하된 상태다. 깨끗한나라는 2020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후 수익성이 급격히 둔화됐다. 2020년 영업이익은 521억원에 이르렀지만 2023년에는 영업손실 18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2024년에도 9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며 손실이 지속됐고,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손실 규모는 133억원에 이르렀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21년 450억원에 이르렀지만 2024년엔 158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 3분까지는 12억원에 불과했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하는 현금흐름이 회사채 만기 금액을 충당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사실상 외부 조달을 통해 만기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차환 여건도 녹록지 않다. 깨끗한나라의 신용등급은 지2024년 12월 BBB+에서 BBB로 한 단계 강등됐다. 여기에 지난해 말에는 등급 전망마저 '부정적'으로 변경되며 추가 하향 우려까지 불거지고 있다. 신용도 악화는 곧바로 회사채 수요 위축과 금리 부담 확대로 이어진다.
실제로 깨끗한나라는 지난해 7월 공모 회사채 발행을 검토했지만 실제로 발행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결국 일반 회사채 대신 전환사채(CB)를 발행해 120억원을 조달했다. 단기 유동성은 확보했지만 자본 희석 가능성을 감수한 '우회 조달'이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후 깨끗한나라는 정책금융을 활용한 조달에 무게를 두고 있다.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적격기관투자자(QIB) 채권 등 정책적 지원이 수반되는 방식의 조달이 늘어났다. 신용등급 하향 우려가 부각되면서 자력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기 어려워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또 다른 축은 최현수 회장이 주도한 대규모 투자다. 깨끗한나라는 2023년부터 폐합성수지 소각로 신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총 투자 규모는 65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누적 집행 규모는 361억원이다. 앞으로도 300억원에 가까운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회사채 만기 330억원과 투자 집행이 동시에 진행되는 이중 부담 구조다.
담보 여력 역시 빠듯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깨끗한나라의 유형자산 규모는 약 4100억원이다. 이 가운데 2282억원 규모 유형자산은 이미 금융권 차입금 및 지급보증을 위해 담보로 제공된 상태다. 담보 가치가 높은 토지(1322억원)와 건물(693억원) 상당 부분이 이미 묶여 있어 유형자산을 활용한 추가 차입도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올해 만기 예정 차입금과 관련해서는 재무건전성 유지를 최우선으로 둘 것"이라며 "시장 상황과 회사의 현금흐름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며 적정한 방식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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