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깨끗한나라가 전 사업부문 부진 속에서 생활용품(HL) 부문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점찍었다. 제지(PS) 부문의 구조적 한계가 뚜렷해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HL부문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특히 오너 3세로 경영 전면에 나선 최현수 회장이 경영능력 입증을 위해 띄운 승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깨끗한나라의 사업부문은 PS(제지)와 HL(생활용품)로 나뉜다. PS부문은 백판지 중심의 사업 구조상 글로벌 공급과잉과 가격 경쟁 심화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고착화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전력비 및 인건비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외형축소와 더불어 2023년부터 내리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영업적자 규모가 더욱 확대된 데 따라 PS부문의 실적 부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HL부문 역시 상황은 암담하다. 경쟁 심화와 비용 부담 확대로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어서다. HL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023년 2.9%에서 2024년에 1.7%로 하락했다. 펄프가격 상승에 따른 매입부담 확대, 산업용 전력요금 상승에 따른 비용부담 증가 등에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펄프가격이 하향 안정화 됐음에도 HL부문 영업이익률은 1.0%까지 하락했다. 펄프가격 안정화는 긍정적이지만 경쟁심화 지속과 일부 제품의 낮은 마진 등을 고려하면 HL부문 역시 중단기간 부진한 영업수익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대 사업 축이 모두 부진한 가운데 깨끗한나라는 HL부문을 통해 반등을 꾀하는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PS부문과 달리 HL부문은 브랜드, 품질,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단순 원가경쟁에 내몰린 제지사업과 달리 위생·생활용품 시장에서는 고부가가치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깨끗한나라가 2025년 11월 신규 브랜드 '깨끗한나라 PRO'를 론칭했다는 점도 HL부문을 통한 부진 극복 시나리오에 무게를 더하는 요소다. '깨끗한나라 PRO'는 HL부문의 비가정용 위생용품 제품군을 기반으로 하는 B2B 위생 브랜드다. 기존 B2C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B2B 위생 시장을 겨냥했다. 산업현장과 호텔, 리조트, 골프장 등 기업 고객이 대상이다. 단순 제품 공급이 아닌 맞춤형 제품 제안과 위생 컨설팅까지 제공하는 '토탈 솔루션 브랜드'로 육성해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신규 브랜드 출시로 HL부문 확장 꾀하는 모습인데 최현수 회장의 경영능력 입증 행보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사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회장에 오르면서 3세 경영을 본격화한 만큼 가시적 성과가 필요한 시점에 승부수를 띄웠다는 업계 해석이 나온다.
특히 최 회장이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시절 결정했던 대규모 설비투자 후폭풍으로 깨끗한나라의 재무건전성이 급격이 악화하고 있는 만큼 실적 부진 극복과 더불어 투자 후유증 상쇄할 수 있는 경영 성과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깨끗한나라는 앞서 2023년 650억원을 투입해 폐합성소각로를 신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2023년부터 깨끗한나라가 영업적자를 내기 시작하면서 영업현금흐름으로 투자재원을 마련하지 못하게 됐다. 설비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차입금으로 조달하면서 이는 결국 이자비용 증가와 함께 수백억원 규모의 순손실로 이어졌다.
깨끗한나라는 지난해 2024년 2월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뀐 뒤 약 10개월 만에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에는 등급 하락 이후 추가로 전망이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깨끗한나라의 신용등급 및 전망을 하향조정한 신용평가사들은 변경 사유 가운데 하나로 자본적지출(CAPEX) 부담을 꼽았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깨끗한나라는 청주공장 폐합성소각로 관련 투자 영향으로 높은 수준의 자금 소요를 겪었다"며 "영업수익성 저하와 그에 따른 부진한 현금창출력을 감안하면 재무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HL사업부는 경쟁 심화와 인구 감소 등 영향으로 어려운 환경이지만 10% 내외의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생리대, 물티슈 등 제품군에서 양호한 실적을 내며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PS부문의 경우 백판지의 국내외 공급 과잉 및 내수 소비 감소, 제반 비용 상승 등으로 장기간 부진이 이어지면서 이익창출이 쉽지 않은 만큼 결국 수익성은 HL부문에 달린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깨끗한나라는 '깨끗한나라 PRO'를 통한 HL사업 확대 및 그 성과와 관련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