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임초롱 기자] IBK기업은행이 김형일 전무의 행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가운데 부행장들의 임기가 잇따라 만료되면서 내부 의사결정과 인사 운영 측면에서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고객 관점에서 아직 혼선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직무대행 체제가 장기화될수록 내부 공백이 결국 금융 이용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위 판단이 스스로 모순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차기 행장 인선은 대통령실 보고·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최근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과 다수의 현안이 겹치며 인선 관련 논의가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으로 전해진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차기 기업은행장 후보 검증과 관련해 청와대의 결재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성태 전 기업은행장이 지난 2일 퇴임한 이후 기업은행은 3주째 직무대행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기업은행은 김 전무가 행장 직무대행을 맡아 업무 공백 최소화에 나서고 있지만, 임원 임기 만료가 현실화되면서 구조적인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지난 14일까지 임기였던 자산관리그룹 담당 오은선 부행장의 연임이 최근에야 결정됐고, 17일 혁신금융그룹장을 지냈던 김인태 부행장의 임기가 만료돼 해당 조직은 공식 책임자가 공석인 상태가 됐다.
이에 따라 김 전무는 사실상 ▲은행장 ▲전무 ▲혁신금융그룹 전반을 총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혁신금융그룹은 CIB그룹을 총괄하는 김상희 부행장이 겸직하기로 했지만, 김 전무와 함께 긴밀히 조직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직무대행은 대규모 인사나 조직 개편, 신규 임원 선임 등에 제약이 따르는 만큼, 공석을 신속히 메우기도 어려운 구조다.
이 같은 상황은 금융위가 "기업은행 업무에 차질은 없다"고 밝혀온 기존 입장과 점차 괴리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의 판단은 '고객 이용에 문제가 없느냐'는 기준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은행장과 부행장급 판단이 필요한 여신 승인, 리스크 관리, 중장기 전략 결정이 지연될 경우 그 영향은 중소기업과 개인 고객에게 순차적으로 전이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앞서 금융위는 고객 관점에서 기업은행 업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적절한 시기'에 인선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 13일 금융위 산하 기관 업무보고 후 백브리핑에서 "기업은행의 조직이나 인사는 원활히 이뤄져야 하고 차질이 없어야 한다는 판단은 기업은행을 이용하는 중소기업과 개인 고객의 금융 이용에 영향이 없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같은 관점에서 지금도 기업은행을 이용하는 데 있어 큰 문제가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기업은행장 제청 시기는 금융위원장이 적절히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책은행 특성상 정책금융 집행과 대규모 여신 의사결정이 특정 개인에게 과도하게 집중되는 구조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국책은행 고위 관계자는 "직무대행으로서 은행장의 업무를 보기에는 운신 폭이 좁은 데다가 인사권을 크게 휘두르기 어렵기 때문에 임원급 임기가 만료되면 직무대행에게 모든 업무가 쏠리는 구조"라며 "각각의 직무마다 역할이 다른 데, 직무 스트레스와 피로도가 직무대행을 하고 있는 1인에게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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