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대방산업개발이 계열사 지원 없이 홀로서기 성장전략을 마련해야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방산업개발은 대방건설그룹 계열사에서 낙찰받은 공공택지를 넘겨받아 시행 및 시공 이익을 독식하며 몸집을 키워왔다. 이와 같은 계열사 지원행태를 두고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 부과 및 검찰 고발 등 철퇴를 내린 탓에, 더 이상 기존 전략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기 어려워지면서다.

7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023년 대방산업개발의 연결기준 자산총액은 1조1849억원으로 집계됐다. 2014년 1094억원에 그쳤던 자산규모가 10년 만에 980% 증가했다.

대방산업개발이 이처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방건설을 중심으로 이뤄진 이른바 '벌떼입찰'과 그를 통한 계열사 토지 전매가 꼽힌다. '벌떼입찰'은 공공택지 낙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모기업과 다수의 위장 계열사들이 벌떼처럼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대방건설은 2014년 4월 서울 마곡도시개발지구 공공택지를 낙찰받은 뒤 같은 해 11월 대방산업개발에 넘겼다. 대방건설의 완전자회사인 대방주택 역시 2014년 11월 공급받은 전남혁신도시 공동주택용지 2곳을 2015년 5월 대방산업개발에 전매했다.

대방산업개발은 대방건설과 대방주택으로부터 화보한 택지를 직접 개발하면서 시행 및 시공이익을 독식했다. 2015년 237억원에 불과했던 대방산업개발 매출은 계열사 전매를 통해 확보한 토지의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2016년 482억원 ▲2017년 1657억원 ▲2018년 2142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앞서 넘겨받은 택지의 개발사업이 막바지에 다다르자 대방건설과 그 자회사인 대방주택, 디엠시티동탄은 대방산업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택지 추가 전매에 나섰다. 다만 이 때에는 대방산업개발 외에 대방산업개발이 지배하는 계열사가 토지를 받아갔다.

대방건설은 충남 내포신도시 공동주택용지를 2019년 8월에 엘리움, 엘리움개발, 엘리움주택 등 대방산업개발이 지분을 100% 보유한 자회사에 전매했다.

약 3개월 뒤인 11월에는 대방주택이 엘리움주택, 디아이개발, 디아이건설 등에 또 다른 내포신도시 택지를 넘겼다. 엘리움주택을 비롯해 디아이개발과 디아이건설 역시 대방산업개발의 완전 자회사들이다. 2020년 3월에는 대방산업개발이 디엠시티동탄으로부터 화성동탄2지구 택지를 넘겨받았다.

택지를 넘겨받은 대방산업개발 자회사들은 시행을 맡았고, 대방산업개발은 시공을 도맡았다. 시행사들 모두 대방산업개발이 지분을 100% 보유한 자회사인 데 따라 결국 전매된 택지에서 발생하는 시공이익과 시행이익 모두 대방산업개발에 귀속되는 구조다.

대방산업개발과 자회사 5곳은 2015년부터 2023년까지 계열사 전매를 통해 넘겨받은 택지의 개발사업으로 1조613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대방산업개발의 전체 연결기준 매출이 총 1조8553억원이었다. 계열사 토지 전매 덕분에 발생한 매출이 전체 매출의 87%를 차지했다.

계열사 토지 전매가 시작되기 전인 2014년과 비교하면 2023년 말 기준 대방산업개발의 자산총액은 5.98배, 매출액은 4.26배 증가했다. 이에 더해 전매 토지의 시공을 독점하면서 시공능력평가 순위 역시 2014년 228위에서 2024년 77위로 무려 151계단 올랐다.

대방건설이 다수의 계열사를 동원해 확보한 공공택지를 대방산업개발과 자회사에 넘겼고, 개발에 따른 분양수익 및 시공이익 등에 힘입어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