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개발 구조 변화가 예고되면서, 호반건설·우미건설·대방건설 등은 핵심 수익원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공공택지 개발로 외형을 키워온 만큼, 변화가 현실화된다면 수익 구조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22일 국토교통부와 LH가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에게 제출한 'LH 공공택지 관련 업체 당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5년간 호반건설·대방건설·중흥건설·우미건설·제일건설 등 5개 건설사가 총 178필지 중 67필지(37%)를 낙찰받았다. 이 중 호반건설이 18필지(26.8%)로 가장 많았고, 이어 우미건설(17필지), 대방건설(14필지), 중흥건설(11필지), 제일건설(7필지) 순이었다.
◆ 호반건설, 공공택지 개발 위축에 '투트랙' 전략 붕괴할까
호반건설은 동탄, 판교, 광교 등 주요 신도시의 공공택지에서 주택사업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외형을 키운 중견 건설사다. 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2017년 호반그룹은 대기업집단에 편입될 정도로 빠르게 몸집을 불렸다. 사실상 공공택지 개발이 호반그룹을 오늘의 위치로 이끈 핵심 동력이었다.
하지만 최근 건설경기 침체와 함께 공공택지 개발을 중심으로 한 자체사업 수익 규모가 줄어드는 모습이다. 호반건설의 분양수익은 2022년 2조505억원에서 2024년 1조1476억원으로 감소했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4%에서 48%로 줄었다. 자체사업 수주잔고도 같은 기간 2조871억원에서 1조821억원으로 급감했다.
현재 호반건설의 분양수익은 자체사업으로부터 나온다. 자체사업은 공공택지 개발과 민간공원 특례사업 등 투트랙 전략 병행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건설업 침체가 이어지면서 선뜻 사업에 나서지 않아 소극적인 경영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LH가 사업 구조를 '직접 시행' 중심으로 전환하면, 호반건설은 두 축 중 하나를 잃고 민간공원 특례사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사업지 확보가 쉽지 않고, 수익성도 공공택지 개발보다 낮다. 인허가 과정 또한 복잡해 물량 확대에 한계가 있어, 택지 개발 사업 축소로 상실하는 수익을 온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공공택지 개발사업이 사업의 핵심 영역인 만큼 이번 정책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면서 "다만 벌떼 입찰 논란 등으로 자체적으로 공공택지 개발 비중을 줄이고 민간공원 특례사업, 모아타운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며 안정적인 사업 기조를 유지해 대응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 우미·대방건설, 판도 바뀌면 '생존 셈법' 고심
우미건설은 호반건설과 달리 자체사업 대부분을 민간 택지 개발사업을 통해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분양에 나선 19곳의 주택 사업장 중 14곳이 공공택지를 낙찰받아 자체사업으로 진행했다.
우미그룹은 계열사를 통해 LH로부터 택지를 확보하고 부동산 시공과 시행을 병행하며 빠르게 성장해왔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 2조934억원 중 분양수익이 약 1조2503억원으로 60%에 달해, 공공택지 개발사업이 축소될 경우 매출에 큰 손실이 불가피하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LH 공공택지 개발 사업 전환 기조가 확정되면 이에 맞춰 사업 방향을 조정할 것"이라며 "최근 벌떼입찰 논란 이후 자회사들을 꾸준히 정리하고 있고 오피스·물류센터 등 비주택 부문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방건설그룹 역시 공공택지 개발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 몸집을 키워온 대표적 중견 건설사다. 2002년 대방건설과 대방산업개발을 축으로 지배구조를 구축한 뒤, 다수의 계열사를 설립해 공공택지 입찰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외형을 확장했다.
2014년 3곳에 불과했던 대방건설의 종속회사는 2021년 30곳까지 늘었고, 같은 기간 연결 자산 규모는 5600억원에서 5조원대로 불어났다. 실제로 지난해 대방건설의 전체 매출 1조7952억원 중 분양수익이 1조7227억원으로 96%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택지 기반 수익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대방건설이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분양한 15곳의 주택은 모두 공공택지를 낙찰받아 진행한 사업장이다. 향후 LH가 공공택지 사업구조를 직접 시행 중심으로 바꿀 경우, 대방건설그룹 역시 분양수익 축소와 계열사 간 수익 분배 전략에 큰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
김천일 강남대학교 부동산건설학과 교수는 "LH가 시행을 전담하게 되면 중소·중견 건설사들이 공공택지를 통한 주택공급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며 "공공이 시장을 과도하게 주도하면서 민간 사업자의 수익 기반이 흔들리고 결국 시장에서 소외되는 이른바 '크라우드 아웃(Crowd-out)'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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