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티맵모빌리티가 지난해부터 공항리무진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대주주 간의 눈높이 차이가 매각의 걸림돌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대주주인 티맵 측은 2000억~3000억원에 매각을 진행하길 바라는 반면 경영권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는 티맵이 평가한 매각가의 2배 가량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 자회사 티맵모빌리티는 지난해 6월부터 공항리무진 매각을 위해 다수의 프라이빗에쿼티(PE)와 접촉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공항리무진 지분 100%다. 다만 반년 이상이 지난 현재까지 적절한 원매자를 구하지 못하면서 좀처럼 매각이 진전되지 않는 상황이다.
매각이 지지부진한 배경에는 티맵과 최대주주 간의 눈높이 차이가 꼽힌다. 작년 말 기준 공항리무진의 주주는 ▲권영찬 대표 56.11% ▲티맵모빌리티 40% ▲기획재정부 2.56% ▲기타주주 1.33%로 구성됐다. 티맵의 경우 공항리무진의 기업가치를 지분 100% 기준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권 대표는 회사를 5000억~6000억원 수준에서 매각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대주주와 2대주주간 눈높이가 2배 가량 차이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원매자를 구해 협상을 하더라도 좀처럼 합의점을 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최근에도 PE 한 곳과 물밑 협상을 진행했지만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티맵이 소수지분(40%)을 보유하고 있는 탓에 단독 매각도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경영권을 갖고 있지 않은 만큼 원매자 입장에서는 투자 매력도가 낮기 때문이다. 실제 공항리무진 인수를 검토한 원매자들 대부분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지분 이상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티맵이 권 대표를 설득해 눈높이를 낮추는 방법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항리무진은 서울 도심과 인천국제공항을 오가는 리무진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1977년 설립해 오랜 역사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공항 교통 서비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가지고 있다. 권 대표는 오너 2세로 아버지로부터 공항리무진을 물려받은 뒤 지금까지 회사를 확장해 온 인물이다. 공항리무진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작년 말 기준 공항리무진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08억원, 12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47.2%(617억원→908억원), 영업이익은 542.0%(20억원→125억원) 증가했다. 국제선 운항 확대로 여객 수요가 증가하면서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 자회사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캐시카우다.
티맵은 지난 2022년 모빌리티 사업 확장을 위해 1131억원을 들여 서울공항리무진 지분 100%(650억원)와 공항리무진 지분 40%(531억원)을 인수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사업구조 재편의 일환으로 두 회사 모두 매물로 내놨다. 오프라인 사업 비중을 줄이고 향후 인공지능(AI) 기반 모빌리티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당초 티맵은 공항리무진과 서울공항리무진 통매각을 추진했지만 중간에 매각 협상이 결렬되면서 분리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서울공항리무진의 경우 최근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 대상은 이 회사 지분 100%로 매각가는 600억원 초반대다.
업계 한 관계자는 "티맵이 지난해부터 공항리무진 매각을 시도하고 있지만 최대주주와의 눈높이 차이로 좀처럼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최대주주는 티맵이 평가하는 기업가치의 거의 2배 이상에 매각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에도 PE 한 곳과 협상을 진행 중인데 가격 차이로 실제 딜이 성사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공항리무진 지분 40% 매각 관련 다양한 옵션을 검토 중이며 당초 지분 100% 매각은 고려하지 않았다"며 "현재 티맵 보유 지분 40%를 매각하는 방향으로 원매자와 협상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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