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우리투자증권이 투자매매업 본인가를 획득한 후 회사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아직 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주요 딜 인수단에 참여하면서 시장 안착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투자매매업 본인가 이후 LX하우시스를 시작으로 보령, 호텔신라, HL홀딩스, SK브로드밴드, SK이노베이션, LX판토스 등 굵직한 발행사의 회사채 인수단에 참여했다. 이들 딜은 모두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초과하는 주문을 확보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참여한 딜 대부분이 대기업 지주사 또는 핵심 계열사인 만큼 우리투자증권은 향후 그룹 차원의 자금조달 딜로 영역을 확장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우리투자증권이 본인가 직후 시장 진입이 가능했던 배경으로 IB 조직과 인력 구성을 꼽는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출범 당시부터 IB사업 강화를 목표로 ▲Capital Market본부(박현주 전무) ▲대체투자본부(이형락 전무) ▲채권운용본부(박상우 상무) ▲채권상품본부(이동준 상무) 등 4개 본부 체제를 구축하고 조직 역량을 키워왔다.

핵심 인력 대부분은 미래에셋증권 출신이다. 채권운용본부 박상우 상무(前 한국투자증권·우리종합금융)를 제외한 IB 부서장 전원이 미래에셋증권 출신으로, 과거 발행시장 실무를 직접 이끌었던 경험이 딜 네트워크 구축에 실질적인 힘이 되고 있다.

특히 박현주 Capital Market 본부 전무는 미래에셋증권에서 종합금융본부장과 기업금융본부장을 지낸 인물로, 대형 딜 경험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주요 발행사와의 파이프라인 확보에 주도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딜 체결은 결국 인맥과 신뢰의 싸움"이라며 "우리투자증권 주요 실무진이 과거 자본시장에서 활발히 활동한 만큼 시장과의 연결고리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관사로의 진입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인수단은 일정 물량을 떠안는 구조로 진입 장벽이 낮지만 주관은 딜 구조화부터 수요예측 전략, 리스크 관리까지 종합적인 역량을 요구하는 자리다. 발행사 입장에서도 신생 증권사에 주관을 맡기는 데에는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IB업계 관계자는 "주관은 단순한 실무 역량뿐 아니라 시장 신뢰도, 내부 통제 체계 등 종합적인 평가가 이뤄지는 자리"라며 "아직 시장에 실적이 축적되지 않은 증권사가 주관 지위를 얻는 데는 자연스러운 제약이 따른다"고 전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일반회사채 시장에서는 아직 주관사로 진입하진 못했지만 여전채 시장에서는 현대캐피탈 딜의 주관사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며 "출범 한 달여 만에 의미 있는 성과를 내는 만큼 앞으로도 꾸준히 실적을 쌓아가다 보면 주관사로 선정되는 기회도 생길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시장에서는 우리투자증권의 IB 사업이 그룹 차원의 시너지에 힘입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우리은행 IB그룹까지 여의도 파크원으로 이전을 마치며 우리금융의 자본시장 계열사들(우리자산운용 등)이 한데 모이게 되면서다. 그룹 계열사 간의 정보 교류와 대기업 네트워크 활용이 우리투자증권의 딜 수행 역량을 끌어올리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