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바이오 연구·기자재 판매 전문 기업 지더블유바이텍이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더블유바이텍은 매각주관사로 삼일 PwC를 선정하고 지난 22일 수원회생법원에 허가서를 제출했다. 앞서 회사는 올해 2월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해 3월 법원으로부터 개시 결정을 받았다.
지더블유바이텍은 1994년 설립한 과학기기 및 바이오 전문기업으로 도원텔레콤㈜로 시작해 1999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후 몇 차례의 사명 변경을 거치며 2020년부터 지더블유바이텍이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이다.
주요 사업은 ▲연구용 항체 제작·개발 ▲변압기 열화 진단 키트 제조·판매 ▲유전체 분석 서비스 등을 주력으로 하는 바이오 부문과 생명공학 관련 과학 기자재를 공급하는 과학기기 부문으로 이뤄져 있다. 회사는 2010년 삼성전자와 바이오 연구용 항체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듬해 전립선암 표적항체 후보물질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는 등 항체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왔다.
지난해 지더블유바이텍의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268억원, 82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44.6%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115.8% 확대됐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284억원으로 회사는 2021년부터 4년 간 적자를 기록해왔다. 지난해 12월 기준 회사의 자본총계는 205억원, 부채총계는 167억원이다.
지더블유바이텍은 2022년부터 실적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회사는 코로나19 사태 영향이 지속되던 2022년 백신 생산과 기자재 납품 계약을 맺었지만 예상보다 빠른 엔데믹으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손실을 입게 되었다. 더욱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회사의 러시아 백신 기자재 수출도 중단되면서 해외 매출이 사실상 막힌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의 연구개발(R&D)예산 축소,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따른 전공의 이탈 등 의료계 변화도 악재로 작용했다. 대학과 병원 등 주요 고객처에서 의료장비와 과학기자재 수요가 감소해 전반적인 판매가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지더블유바이텍은 납입한 보증금 한도 내에서 외상으로 과학기기를 매수한 후 거래처에 매도해 외상금을 변제하는 외상거래 방식으로 과학기기 유통 사업을 이어왔다. 하지만 과거 추진했던 자회사 인수와 신규 백신 사업, 그린바이오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투자금 회수에 실패해 외상거래에 필요한 영업 보증금이 줄어들었다. 매입처에 납입할 보증금 규모가 감소하자 외상거래가 막히며 유통 부문 매출도 함께 감소했다.
이에 지더블유바이텍은 전환사채 발행 등으로 자금 확보에 나섰지만 일부 계획들이 철회되면서 회사는 결국 회생절차 개시에 이르게 됐다. 회사가 지난 2월 수원회생법원에 제출한 회생개시 신청서에 따르면 회생담보권 규모는 약 62억원, 회생채권은 190억원이다. 회생담보권과 회생채권은 인수대금으로 일시 변제될 예정이다.
지더블유바이텍은 법원 승인 후 잠재적 원매자를 대상으로 투자안내서(IM)를 배포하는 등 매도자 마케팅 작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번 거래는 공개경쟁입찰 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조건부 투자계약을 맺는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한다. 우선협상대상자보다 더 높은 가격이나 조건을 제시하는 참여자가 없으면 최초 투자계약을 맺은 곳이 최종 인수자가 된다. 거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이뤄진다.
업계 관계자는 "지더블유바이텍이 최근 삼일PwC를 주관사로 선정해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인수자가 상장사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매물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더블유바이텍은 연구 역량과 바이오 연구 기자재 유통망을 갖추고 있어 재무구조가 정리되면 안정적인 거래 기반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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