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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뿐인 영광' 대기업 빠진 재공모…스타트업은 총공세
최령 기자
2026.01.26 08:00:18
④모티프·트릴리온 재도전…정부, '가중치 초기화·전과정 학습' 독자성 기준 재확인
이 기사는 2026년 01월 26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챗GPT)

[딜사이트 최령 기자]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가 추가 정예팀 1곳을 뽑는 재공모로 전환되면서 선발전의 성격이 '성능 경쟁'에서 '독자성 검증'으로 이동하고 있다. 네이버·NC AI·카카오에 이어 KT까지 재도전에 나서지 않으면서 대기업들이 빠진 가운데 모티프테크놀로지스와 트릴리온랩스 등 스타트업들이 전면에 나서는 구도로 판이 재편됐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과 함께 정예팀 1곳을 추가로 공모한다고 밝혔다. 당초 5개 정예팀 체제였으나 1차 단계평가 이후 3개 팀만 2차에 진출하면서 '4개 정예팀' 구도가 깨지자 빈자리를 다시 채우는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번 재공모의 핵심은 문턱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기준을 다시 명확히 하는 데 있다. 과기정통부는 추가 선정팀이 기존 3개 정예팀과 실질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춰야 하며, 단순한 모델 개발을 넘어 국내 AI 생태계의 성장과 확장에 기여할 역량까지 갖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 평가위원 과반이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추가 선발 자체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조건도 달렸다. 형식은 재도전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강한 선별 구조가 유지되는 셈이다.


정부는 전문가 평가를 통해 선정될 추가 1개 정예팀에도 기존 3개 정예팀과 동등한 수준의 인프라와 지위를 제공할 계획이다. 추가 선정팀에는 B200 768장(B200 512장과 H100 512장에 준하는 성능) 규모의 GPU 자원과 데이터 공동구매, 구축·가공 지원이 제공되며 'K-AI 기업' 명칭도 부여된다. 기존 3개 정예팀인 LG AI연구원과 업스테이지는 2026년 상반기까지 B200 512장과 H100 512장 규모의 GPU를 지원받고 GPU 공급사인 SK텔레콤은 2026년 하반기부터 GPU 지원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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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선정팀 역시 다음 달부터 7월까지 6개월간 모델 개발 기간을 부여받아 기존 팀들과 형평성을 맞추고 4개 팀 모두 8월 초 단계평가를 통해 동일한 기준으로 경쟁하게 된다. 평가 체계는 벤치마크·전문가·사용자 평가라는 기존 틀을 유지하되 글로벌 주요 리더보드를 타깃으로 한 벤치마크와 독자성 중심의 전문가 평가를 보강할 방침이다.


결국 이번 재공모의 관건은 다시 '독자성'으로 수렴된다. 과기정통부는 1차 단계평가에서 독자 AI를 해외 모델을 미세조정한 파생형이 아니라 모델 설계부터 사전학습까지 자체적으로 수행한 국산 모델로 정의했다. 오픈소스 활용이 일반적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가중치를 초기화한 뒤 학습해 개발하는 것이 독자성의 최소 조건이라고 못 박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재공모 역시 사실상 해외 가중치 활용 여부가 가장 날카로운 합격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준은 1차 평가 결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성능 지표에서 상위권을 기록했지만 독자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돼 2차 진출에 실패했다. 과기정통부와 전문가 평가위원 모두 독자성 한계를 문제로 제기하면서 성능만으로는 통과할 수 없고 개발 방식이 곧 탈락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신호가 시장에 분명하게 전달됐다.


이 같은 기준 아래 현재 재공모 전면에 나선 곳은 모티프테크놀로지스와 트릴리온랩스다. 두 회사 모두 글로벌 AI 모델 성능지표인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인텔리전스 지수(AAII)에 이름을 올리며 기술력을 일정 수준 입증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모티프는 자체 설계한 'Motif 12.7B'에 그룹별 차등 어텐션(GDA)이라는 독자 아키텍처를 적용해 수학·코딩·추론 등 핵심 벤치마크에서 동급 오픈모델 대비 상위권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한다.


트릴리온랩스 역시 70B급 대형언어모델을 설계부터 학습까지 자체 기술로 구현한 프롬스크래치 경험과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통한 외부 검증을 앞세워 독자 모델 역량을 부각시키고 있다.


반면 재도전의 최대 변수로 거론되던 KT는 23일 재공모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현재 재공모 국면은 사실상 스타트업 중심 구도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이번 재공모에 다시 뛰어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1차 단계평가에서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이 독자성 논란 끝에 탈락하며 프로젝트 신뢰도에 상처가 남았고, 이미 LG AI연구원·SK텔레콤·업스테이지가 다음 단계로 올라선 상황에서 뒤늦게 합류하는 기업이 경쟁에서 불리하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여기에 독파모 프로젝트가 요구하는 인력과 자원 투입 규모를 고려하면 급변하는 글로벌 AI 경쟁 속 기업 입장에서는 외부 경쟁보다는 자체 기술 고도화와 사업화에 역량을 집중하는 편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 NC가 빠진 자리를 단순한 '패자부활전'으로 채우느냐 아니면 진짜 독자 모델 경쟁으로 바꾸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며 "대기업들은 독자성 논란과 후발 경쟁 리스크를 감안해 한 발 물러서는 분위기인 반면, 모티프와 트릴리온랩스 같은 스타트업들은 이번 재공모를 기술로 판을 뒤집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로 보고 승부를 거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GPU 지원 규모. (제공=과기정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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