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넥슨이 올해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에서 인공지능(AI) 전환을 전면에 내건다.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이 AI를 별도 사업 축으로 확장하는 흐름과 달리 넥슨은 게임 개발과 운영 전반을 AI로 재설계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넥슨은 오는 16~18일 경기도 판교에서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2026'을 개최한다. 올해 NDC는 전체 51개 세션 중 15개가 AI를 다룬다. 전체의 약 30%다. 과거 NDC가 개발 노하우와 라이브 서비스 경험을 공유하는 장이었다면 올해는 AI가 게임 제작·운영 방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보여주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 AI를 신사업 아닌 본업 전환 도구로
넥슨의 AI 전략은 국내 주요 게임사들과 결이 다르다. 엔씨소프트는 AI 전문 조직을 분사하며 별도 사업 가능성을 키우고 있고, 크래프톤은 게임 AI를 넘어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등 물리 AI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 반면 넥슨은 AI를 게임 밖 신사업으로 떼어내기보다 본업의 효율과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내부 전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인텔리전스랩스가 있다. 인텔리전스랩스는 약 700명 규모의 AI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 연구개발 조직이 아니라 게임 데이터 분석, 이용자 경험 개선, 운영 자동화, 보안 대응 등 실제 라이브 서비스와 맞닿은 영역을 담당한다. 넥슨이 말하는 AI 전환은 별도 매출원을 만드는 것보다 게임 제작과 운영의 구조를 바꾸는 AX(AI 전환)에 가깝다.
이 같은 방향성은 이미 출시작에서 확인되고 있다. 넥슨은 성우 녹음 없이도 감정 표현을 구현할 수 있는 '보이스 크리에이터', 메이플스토리의 '스마트 AI 보정', 생성형 AI 기반 불법 프로그램 자동 탐지 등 AI 기술을 실제 서비스에 적용해왔다. AI가 콘셉트 단계의 실험이 아니라 개발비, 운영 효율, 이용자 경험과 직접 연결되는 도구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보이스·보정·탐지까지 실제 게임 적용
올해 NDC에서는 이런 흐름이 보다 구체적인 사례로 공개될 예정이다. 넥슨은 AI 전환의 여정을 다루는 대담 세션을 비롯해 게임 개발과 라이브 운영 과정에서 AI가 어떻게 쓰이는지 공유한다. 특히 엠바크 스튜디오의 머신러닝 적용기도 눈에 띈다. 엠바크 스튜디오는 '더 파이널스', '아크 레이더스'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넥슨의 핵심 개발 축 가운데 하나다.
AI 활용 범위가 운영 자동화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하다. 보이스 생성, 밸런스 보정, 이상 행위 탐지, 개발 지원 등은 모두 게임의 제작 공정과 서비스 품질을 바꾸는 영역이다. 이는 AI가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기술이 아니라 게임의 개발 속도와 라이브 서비스 대응력을 높이는 기반 기술로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다.
외부 확장 가능성도 열려 있다. 넥슨은 개발·운영 노하우를 집약한 솔루션 '게임스케일'의 외부 공개를 모색하고 있다. 게임스케일이 실제 외부 서비스로 이어질 경우 넥슨의 AI 전략은 내부 효율화에 그치지 않고 게임 산업 전반을 대상으로 한 기술 인프라 사업으로 확장될 수 있다.
◆'넥슨식 AI 2.0' 시험대
올해 NDC에는 크래프톤, NC AI, 구글 딥마인드 등 외부 기업의 발표가 예년과 다르게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넥슨이 AI 기술을 내부 개발 조직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산업 전반의 전환 흐름 속에서 다루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넥슨의 초점은 여전히 게임 안에 있다. AI를 앞세워 새로운 사업 영역을 넓히는 방식보다, 기존 게임 사업의 제작·운영 체계를 근본부터 바꾸는 방식에 가깝다.
결국 NDC 2026은 넥슨이 AI를 얼마나 실질적인 변화로 연결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게임업계에서 AI가 화두로 떠오른 지는 오래됐지만, 실제 매출과 운영 효율, 이용자 경험 개선으로 이어졌는지는 아직 검증 단계다. 넥슨은 올해 NDC를 통해 AI가 연구실의 기술이 아니라 게임 현장의 생산성을 바꾸는 도구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의 AI 경쟁이 게임 밖 신사업으로 확장되는 가운데 넥슨은 상대적으로 본업의 제작·운영 체계를 바꾸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AI로 새로운 회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게임사를 AI 기반 조직으로 바꾸는 전략이다. 넥슨의 이번 NDC가 '넥슨식 AI 2.0'의 출발점으로 읽히는 이유다.
류은영 넥슨 인재전략실장은 "올해 NDC는 AI라는 거대한 흐름이 게임 개발의 최전선에 어떻게 녹아들고 있는지를 실무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며 "특히 업계 전문가의 대담 세션을 폭넓게 마련해 깊이 있는 통찰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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