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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방리튬배터리 몸값 낮아지자…오너가 '저가 지분 방어'
이세정 기자
2026.06.09 07:00:16
순손실에 손익가치 급감, 유증 단가 '뚝'…63억으로 지분율 6%대 챙긴 이상웅 父子
이 기사는 2026년 06월 05일 09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세방배터리SUA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세방전지 자회사 세방리튬배터리(SLB)가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유증)를 결정했다. 주목할 부분은 세방그룹 오너일가가 이번 유증 참여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이들이 사재를 털어 SLB에 출자하는 주된 배경으로는 미래 핵심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 희석 최소화가 꼽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향후 SLB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할 때, 자회사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된 시점에 오너일가가 지분 사수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 SLB 3자배정 유증, 기존 주주 비율대로 참여…'속도전' 전략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LB가 단행하는 1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증에는 7개 대상자가 참여한다. 구체적으로 ▲세방전지 ▲이상웅 세방그룹 회장 ▲이원섭 세방그룹 전무 ▲오흥섭 SLB 대표이사 ▲박정희 세방전지 대표이사 부사장 ▲전인상 SLB 임원 ▲SLB 우리사주조합이다. 새롭게 발행되는 주식수는 약 1억3680만주이며 신주 발행가액은 주당 731원이다.


SLB가 2023년 이후 약 3년 만에 유증 카드를 꺼내든 주된 배경에는 북미 진출이 자리 잡고 있다. 신설 법인 '세방리튬배터리 아메리카'는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진출을 목적으로 한다. 실제 유증 자금은 현지 법인 인프라 구축 뿐 아니라 생산라인 가동에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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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SLB 유증 대상자들은 모두 기존 주주들로 파악되고 있다. 예컨대 SLB 지분율 92.07%를 소유한 세방전지는 1억2596만9844주(약 921억원)을 책임지기로 했다. 세방전지의 올 1분기 말 별도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이 2815억원이라는 점에서 현금 곳간의 약 33%를 투입하는 것이다. 아울러 SLB 우리사주조합(지분율 1.39%) 역시 기존 지분 규모에 비례하는 190만2820주(약 14억원)을 출자한다.


세방리튬배터리 유상증자 내역. (그래픽=김민영 기자)

시장에서는 나머지 주주들도 각자의 지분율에 맞춰 이번 유증 대금을 분담하는 구조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49억원을 투입해 677만주를 받을 예정이며, 장남 이 전무는 189만8329주(14억원)을 취득하게 된다. 이번 SLB 증자 규모와 배정 주식수로 추정할 때 이 회장과 이 전무의 SLB 지분율은 각각 4.95%, 1.39% 수준이다.


주목할 부분은 제3자배정 유증임에도 실상은 주주배정 유증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SLB는 정관 제10조의2를 근거로 유증 대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해당 정관은 '신기술 도입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사회 결의로 신주를 배정받을 자(현 주주 포함)를 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SLB는 해당 유증 대상자 선정 이유에 대해 "자금의 신속한 조달을 위해 납입 능력, 납입 시기, 자금조달의 실현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단기간 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주주배정 유증의 경우 주주배정일 지정과 공고, 청약기간 등 법적 절차만 최소 한 달이 걸리는 터라 신속한 자금 조달과는 거리가 멀다. 기존 주주를 배정 대상자로 전원 지정해 사실상 주주배정의 효과를 누리면서 절차적 신속성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 지난해 순손실 전환 탓 순손익 가치 '뚝'…비용 아껴 지분 방어


SLB 유증 가액 변화는 눈여겨 볼 대목이다. SLB가 설립된 이래 주당 500원에 묶여 있던 발행가액이 올해 731원으로 책정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SLB 유증 가액을 살펴보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주당 500원 단일가로 정체돼 왔다. 그러다 2022년 522원, 2023년 624원 등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비상장사의 기업가치는 순자산과 순손익 가치를 가중 평균해 산정한다. SLB가 지난해 연간 순손실을 기록한 만큼 주당순손익가치는 226원으로 비교적 낮다. 76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한 2024년 순손익가치 365원과 비교할 때 38% 하락한 숫자다. 하지만 주당순자산가치는 순손익가치를 10배가량 웃도는 2320원으로 평가됐다. 전년(2177원)보다는 6.6% 올랐다. 모기업을 비롯한 주요 주주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자금 수혈을 받은 점이 자산 가치를 지탱했다는 분석이다.


역설적이게도 SLB의 실적 악화는 오너일가의 지분 방어 비용을 낮춰주는 촉매제가 된 모습이다. SLB가 손익 지표 하락과 자산 지표 상승이라는 상반된 상황 속에서 올해 731원이라는 주당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른 비상장법인 평가방식은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 3 대 2 가중평균 산식'이 적용되며, 이에 따른 SLB의 주당 가격은 1064원이다. 통상 비상장사 증자 과정에서 일정 할인율이 반영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약 31%의 할인이 반영된 수준이다.


세방리튬배터리 유상증자 참여 대상. (그래픽=김민영 기자)

당초 SLB는 전기차 배터리팩 제조사인 만큼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높은 성장성이 기대됐을 뿐 아니라 추후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전기차 캐즘 장기화 여파로 사업은 여전히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 줄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마이너스(-) 전환했다. 


결과적으로 SLB의 기업가치가 낮아진 영향으로 세방그룹 오너일가가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으로 미래 핵심 계열사의 지배력을 유지하게 됐다. 특히 이 전무 입장에서는 14억원으로 지분을 지켜냈다는 점에서, 향후 승계 과정에서 SLB 지분이 중요한 자산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기를 단정할 순 없지만 IPO가 현실화될 경우 기업가치 재평가에 따라 오너일가 보유 지분 가치 역시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세방전지 관계자는 "SLB 유상증자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IR(기업설명)로 공개할 예정"이라며 "IPO 계획 등과 관련해서도 당장은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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