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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방, 사외이사 표대결 무산 '시한부 승리'
이세정 기자
2026.03.20 09:40:16
주주연대 이사 후보 사퇴로 일시 휴전…7월 3% 강화 룰 도입 '관건'
이 기사는 2026년 03월 19일 09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상웅 세방그룹 회장. (출처=세방그룹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세방그룹 지주사 세방㈜이 표대결이라는 급한 불을 껐다.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1석을 놓고 소액주주연대와 격돌할 예정이었지만, 주주 측 후보의 사퇴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포스트 주주총회'다. 상법 개정에 따라 이상웅 회장 일가의 유효 지분율이 대폭 축소되는 만큼 외부 세력의 이사회 진입을 저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코스피 6000포인트 시대에도 수혜 없는 세방…주주 '폭발'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세방은 이달 3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된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가 3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주주제안 후보자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했기 때문이다.


앞서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중심으로 결집한 세방 소액주주는 주가 저평가를 해소하고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하며 올 1월 사측으로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 보통주 1주당 800원을 지급하고, 주주 추천 사외이사 선임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하라는 게 골자다. 현 기준 액트 플랫폼에서 모인 세방 주요 지분율은 4.6%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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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주주 민심이 들끓는 주된 배경에는 소극적인 주주환원이 자리 잡고 있다. 세방은 지난해 실적에 대한 결산 배당으로 전년과 동일한 주당 300원을 제시했다. 배당 재원이 되는 미처분이익잉여금이 1조원 넘게 쌓여있다는 점에서 주주 반발로 이어졌다. 주가도 지지부진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세방의 17일 종가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3.73배이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8배에 머물고 있다. 통상 PER은 10배 미만, PBR은 1배 미만일 때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분류한다.


주목할 점은 이재명 정부 들어 주식시장이 유례 없는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상황에서 세방은 시장과 무관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코스피는 올 초 사상 처음으로 5000포인트를 돌파하고 지난달 6000포인트 벽을 넘어섰다. 이에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은 10배 이상을 기록했으며, PBR 역시 2배에 육박했다. 하지만 세방의 경우 코스피가 6000포인트를 넘긴 시점에서도 PER과 PBR은 0.4배와 0.3배 수준에 그쳤다.


세방이 자회사 세방전지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소액주주를 자극한 요인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 예컨대 세방전지는 지난해 11월 ▲2028년까지 매출성장률 7% ▲배당성향 25%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등이 포함된 주주가치 제고안을 명문화했다. 업계는 세방전지 소액주주들이 이 회사의 자사주 처리 방식 등을 문제 삼으며 금융감독원에 고발하는 등 압박 공세를 이어간 점이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합산 3%룰' 시한폭탄…주주환원 확대 계획 여전히 '無'


세방 입장에서는 주주연대 사외이사 후보의 자진 사퇴는 다행스러운 상황이다. 표대결이 현실화될 경우 대주주 의결권 제한에 따라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서다. 현행 상법에 따라 최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인 등은 소유한 주식을 합산하지 않고 각각 3%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이른바 '개별 3%룰'의 적용을 받고 있다.


(출처=제미나이)

실제로 세방 주주 현황을 살펴보면 오너 개인회사인 이앤에스글로벌이 지분율 18.72%의 최대주주이며, 이 회장과 장남 이원섭 전무가 각각 18.17%, 1.67%를 들고 있다. 이에 따른 오너 및 특수관계자 총 지분율은 45.14%다. 하지만 개별 3%룰이 적용될 경우 이 회장 일가가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약 14% 수준으로 축소된다. 단순 계산으로 소액주주 지분율이 45%를 웃도는 상황인 만큼 사외이사 1석을 내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다뤄지는 정관 변경이다. 세방은 오는 7월 상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감사위원 선출 의결권 요건을 강화하는데,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합산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게 핵심이다. 해당 정관은 7월23일부터 시행된다. 이처럼 강화 룰이 도입될 경우 이 회장 일가는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 대해 단 3%의 의결권만 행사 가능하기 때문에 주주연대보다 수적 열세에 놓이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주연대가 임시 주총을 요구하고,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안을 상정할 경우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이 회사 정관에 따라 이사는 3명 이상이면 되며, 최대치를 규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세방이 주주총회 소집공고 정정 공시를 통해 뒤늦게 자사주 보유 및 처분과 관련한 정관을 신설하기로 한 점은 주주연대의 압박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해당 정관은 신기술 도입이나 재무구조 개선, 전략적 사업 제휴, 인수합병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상법과 관련 법령에 따라 자사주를 보유 또는 처분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 같은 정관 신설은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3차 상법 개정안과 연관이 깊다. 개정안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신규 취득 자사주는 1년 이내 소각하고, 기 보유 자사주는 18개월 내에 소각해야 한다. 세방의 경우 현재 보유한 자사주가 4.11%로 높은 비중은 아니다. 하지만 우호세력 등 제3자에 처분하는 방식으로 경영권 방어에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세방은 당장 소액주주를 달래기 위한 별다른 대책을 준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주주환원을 확대하기 위한 배당 정책이나, 중장기 주주가치 제고안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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