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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방그룹 후계자 이원섭…누나 이령 몫은
이세정 기자
2025.05.26 07:00:20
장남, 경영 입지 확대 vs 장녀, 미등기에 존재감 미미…승계 받을 회사 불명확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1일 17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상웅 세방그룹 회장. (출처=세방그룹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이상웅 세방그룹 회장이 오너 3세이자 장남인 이원섭 전무로의 경영 승계 작업을 진행하면서 재계의 관심은 이 회장 고명딸인 이령 전무로 쏠리고 있다. 이령 전무는 후계자로 낙점된 8살 어린 동생에게만 초점이 맞춰지면서 그림자에 가려진 모습이다. 동생과 함께 그룹 상장사 2곳에서 일하고 있지만 미등기임원인 데다, 유의미한 수준의 지분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 장남, 명실상부 '후계자'…장녀, 경영권 승계 과정서 소외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958년생인 이 회장은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첫째는 1983년생의 이령 전무이며, 둘째는 1991년생의 이원섭 전무다. 이 회장은 일찍이 이원섭 전무를 중심으로 후계 구도를 설계했다. 실제로 이원섭 전무는 14세이던 2005년 처음으로 세방㈜ 우선주를 취득하며 주주 명부에 올랐다. 해당 우선주는 2015년 존속기간 만료에 따라 보통주로 전환됐으며, 이원섭 전무도 자연스럽게 보통주를 보유하게 됐다. 2016년부터 부친과 할머니, 고모, 숙부 등으로부터 세방㈜ 주식을 증여받거나, 비주력 계열사(범세항운)의 세방㈜ 주식을 매입한 결과 현재 세방㈜ 지분율은 1.65%다.


이원섭 전무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를 취득했으며, 국내 회계법인 삼정KPMG에서 사회경험을 시작했다. 그가 세방그룹에 합류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22년 경영전략실장으로 입사한 이원섭 전무는 입사 1년 만인 2023년 상무에 올랐으며, 지난해 말 전무로 고속 승진했다. 특히 세방㈜ 뿐 아니라 핵심 계열사인 세방전지에서도 해외사업·투자 담당임원을 맡고 있으며, 2023년 3월부터는 핵심 2개사의 사내이사로 선임돼 경영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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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장녀인 이령 전무는 나이 외에 알려진 내용이 없다. 하지만 경영 수업은 남동생보다 먼저 시작했다. 이령 전무는 2018년 세방전지 소속으로 그룹 디자인홍보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브랜드실장이다. 2019년 상무보를 단 이령 전무는 2023년 상무가 됐고, 지난해 말 전무로 승진했다. 아울러 세방㈜ 임원을 겸직하게 된 것은 올해부터다. 이원섭 전무와 비교할 때 비교적 승진 시기가 늦다.


세방그룹 지배구조. (그래픽=신규섭 기자)

이에 이 회장이 이원섭 전무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이령 전무를 동반 승진시킨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덟 살 터울 동생보다 직급이 아래인 상황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령 전무의 경우 각 사에서 임원직을 받았으나, 사내이사는 아니다. 더군다나 이령 전무가 맡고 있는 보직만 보더라도 후계 구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세방그룹의 경우 B2B(기업간 거래)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마케팅의 중요성이 크지 않은 데다, 물류나 전지 등 사업 전문성과도 거리가 먼 조직이라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더해 이령 전무는 세방㈜ 주식을 전혀 들고 있지 않다. 그나마 세방전지 지분율이 0.01%지만, 직접 장내 매수한 주식은 없다. 이령 전무는 2020년 자사주 상여금 명목으로 이 회사 주식 500주를 처음 받은 이후 매년 같은 방식으로 자사주를 쌓고 있다. 2022년에는 세방그룹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지급된 자사주 10주를 수령하기도 했다.


◆ 수직화된 지배구조…꼭대기 자리 잡은 '이앤에스글로벌'


재계는 세방그룹의 오너 3세 체제가 어떤 방식으로 안착될 지를 주목하고 있다. 세방그룹의 지배구조상 계열분리가 어렵고, 오너 3세들이 지배하는 개인 회사도 없어 독립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세방그룹은 '이앤에스글로벌→세방㈜→세방전지→세방리튬배터리·세방산업·상신금속 등'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그리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세방㈜이 그룹 지주사 역할을 수행 중이지만, 실질적으로 지배구조 최정점에 서 있는 회사는 이앤에스글로벌이다. 이앤에스글로벌은 투자 및 경영자문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2010년 세방하이테크(현 한국특수전지)에서 떨어져 나와 설립됐다. 이 시기 세방하이테크는 이 회장이 지분율 80%를 보유한 개인 회사였다. 인적분할 방식을 활용한 만큼 세방하이테크 주주에 이앤에스글로벌 지분을 동일하게 나눠줬고, 이 회장이 최대주주가 됐다.


세방그룹 상장사 주주 현황. (그래픽=신규섭 기자)

세방하이테크가 언제부터 세방㈜ 주식을 보유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하지만 세방하이테크의 세방㈜ 지분율은 1998년 말 2.19%에서 2009년 말 20.42%로 불어났다. 이앤에스글로벌은 분할과 함께 세방하이테크가 보유 중이던 세방㈜ 지분을 넘겨받으며 주요 주주가 됐다. 특히 이 회장은 이앤에스글로벌 설립과 지분 정리가 마무리 된 2012년 세방하이테크를 대양전기공업으로 매각했다.


오너 3세가 대권을 물려받으려면 이 회장이 보유한 이앤에스글로벌 주식을 확보해야 한다. 재계는 세방그룹이 대대로 장자 승계 원칙을 따르고 있고, 이원섭 전무가 차근차근 승계 코스를 밟아온 만큼 변수가 발생하지 않으면 장남이 차기 회장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 이령 전무, 마땅찮은 승계처…동생 지배력 아래 놓일 듯


문제는 이령 전무다. 세방그룹의 현재 구조 상 이령 전무가 따로 받을 만한 회사가 마땅치 않아서다. 세부적으로 세방㈜은 세방전지를 지배하고 있지만, 실제 매출 규모나 미래 성장성 면에서는 뒤쳐진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세방㈜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760억원, 184억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세방전지는 매출 1조5820억원과 영업이익 1425억원으로 세방㈜보다 훨씬 덩치가 크다.


이의순 세방그룹 창업주(왼쪽), 이상웅 회장(오른쪽 아래)과 아들 이원섭 전무(오른쪽 위)(출처=세방 홈페이지)

세방㈜이 직접 거느린 계열사를 살펴봐도 이령 전무가 승계 받을 만한 회사는 없다. 세방㈜은 ▲세방익스프레스 ▲성진실업 ▲한국해운 ▲에스비앤엘 등의 계열사를 다수 지배하고 있지만, 물류업과 직접적인 연관을 가진 회사들인 터라 분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세방리튬배터리는 추후 이원섭 전무의 승계 자금 조달처로 지목되고 있다. 이 회사의 주주 구성은 ▲세방전지 92.07% ▲우리사주 1.39% ▲그 외 주주(기타) 6.54%이다. 기타 주주로는 이 회장과 이원섭 전무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두 부자가 이 회사 사내이사로 경영에 직접 개입하고 있어서다. 


세방리튬배터리는 추후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으로 파악된다. 설립 초반부터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정관에 포함시켰을 뿐 아니라 발행주식수를 통제하고 있다는 점은 설득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런 이유로 이령 전무의 승계처가 되기에는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령 전무가 독립보다는 이원섭 전무와의 공존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 세방그룹 관계자는 "오너 3세의 후계 구도와 관련해 정해진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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