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저축은행업계의 인수합병(M&A)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태광그룹이 자산 2조원대 대형사인 페퍼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는 가운데,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Finda)는 대원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대형 매물은 자산건전성 회복 여부가, 소형 매물은 금융업 인허가(라이선스) 희소성이 몸값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광그룹이 인수를 검토 중인 페퍼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산 2조2845억원 규모의 대형사다. 현재 고려저축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을 보유한 태광그룹이 페퍼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지역별 영업구역 제한을 상당 부분 완화하고 전국 단위 영업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태광그룹이 저축은행업권 재편에 대응하는 동시에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해 추가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과거 매각 협상 과정에서 부담 요인으로 꼽혔던 자산건전성 지표가 최근 개선 흐름을 보이면서 인수 매력도도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연체대출비율은 6.15%를 기록했다. 핵심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9.89%로 전년 동기(14.83%) 대비 4.94%포인트 하락했다. 여전히 업계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지만, 전년 대비 개선 폭이 크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1분기 당기순손실은 71억5137만원이다.
업계는 이 같은 건전성 개선세가 향후 매각 협상 과정에서 페퍼저축은행의 기업가치를 방어하는 주요 근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는 자산 규모보다는 금융 라이선스 확보에 초점을 맞춘 거래에 나섰다. 대원저축은행의 기존 최대주주인 대아상호저축은행은 보유 중인 보통주 1163만8020주(지분율 100%) 전량을 핀다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최대주주 변경 예정일은 올해 12월 31일이다. 본 계약은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전제로 하며 승인이 불허될 경우 효력을 상실한다.
대원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기준 총자산 34억원, 자본총계 2억9400만원 규모의 초소형 저축은행이다. 올해 1분기 3억2319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자산 규모는 작지만 건전성 지표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00%,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1.63%를 기록했다.
또한 대원저축은행은 매각 추진 과정에서도 자본 확충을 이어갔다. 올해 1월 1억2000만원(2만4000주), 2월 6000만원(1만2000주), 3월 1억6000만원(3만2000주), 4월 8000만원(1만6000주), 5월 7000만원(1만4000주) 등 올해 들어 다섯 차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총 4억9000만원을 조달했다.
업계에서는 대원저축은행의 기업가치가 단순한 자산 규모보다 금융업 라이선스 자체의 희소성에 의해 평가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이 신규 저축은행 인가를 사실상 내주지 않고 있는 만큼 기존 인가권은 금융업 진출을 원하는 플랫폼 기업들에게 중요한 진입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핀다는 이번 인수를 통해 단순 대출 중개를 넘어 직접 여수신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이를 통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이번 거래의 가치는 자산 규모 자체보다 플랫폼 기업이 금융 라이선스를 확보함으로써 창출할 수 있는 미래 수익성과 사업 확장 가능성에 얼마나 높은 프리미엄이 부여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애큐온저축은행 매각 본입찰 결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자산 규모와 수익성, 건전성 측면에서 업계를 대표하는 매물로 평가받는 만큼, 이번 거래를 통해 시장이 저축은행업계에 부여하는 적정 가치 수준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저축은행 매물들은 자산 건전성 회복 여부가 몸값 산정의 1차 관문이 되었고, 여기에 플랫폼 기업들의 라이선스 수요가 더해지며 밸류에이션 공식이 복잡해지고 있다"며 "애큐온저축은행 매각 결과는 향후 페퍼저축은행과 대원저축은행을 비롯한 후속 거래의 밸류에이션 협상에도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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