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너제이(미국)=이세연 기자] "올해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그록3 LPU에 대한) 주문이 많이 들어왔다. 오는 3월 말에서 4월 초에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엔비디아가 이제 막 공개한 제품인 만큼, 올해는 시장 반응을 지켜보려 한다"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16일(현지 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최대 테크 컨퍼런스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26'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에서 그록3 LPU 칩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에 감사를 표하며 화제가 되자, 해당 칩에 대한 추가 설명을 내놓았다.
삼성전자와 그록의 파운드리 협력 관계는 지난 2023년부터 이어져 왔다. 그록이 스타트업인 만큼 조직 규모가 크지 않아 삼성 측에서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며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한 사장은 "그록은 스타트업이라 설계 엔지니어가 많지 않다. 그래서 삼성 파운드리에서 설계를 지원했다"며 "그록에서 아키텍처를 주고 방향성을 제시하면 삼성 엔지니어들이 함께 설계 작업을 도와주는 방식으로 협력했다"고 말했다.
이후 지난해 엔비디아가 그록을 인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당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내에서는 엔비디아가 파운드리를 다른 업체로 바꿀 가능성도 우려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사장은 "4나노 공정에서는 저희 프로세스 경쟁력이 뒤지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그록이 엔비디아에 편입되면서 다른 파운드리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엔비디아가 삼성 칩이 추론 분야에서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적극적으로 지원해 준 덕분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젠슨 황 CEO는 기조연설에서 "우리에게 그록3 LPU 칩을 생산해주는 삼성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삼성은 현재 생산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있다"며 "현재 양산에 들어간 상태다. 출하는 올해 하반기, 아마 3분기쯤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록3 LPU 칩은 추론 서비스에 특화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추론 서비스의 핵심은 복잡한 토큰을 많은 사용자에게 빠른 시간 안에, 그리고 낮은 비용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지연시간(레이턴시)이다. 응답 속도가 늦어질수록 서비스 만족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록 칩 내부의 약 70~80%가 SRAM으로 구성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일반적으로 GPU는 외부에 HBM을 연결해 사용하는 구조지만, 그록 칩은 내부 SRAM을 활용해 데이터를 처리한다. SRAM은 D램보다 면적은 약 10배 크지만 속도는 그만큼 빠르다. 이를 통해 칩 내부에서 빠르게 추론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록3 칩은 면적이 700㎟가 넘는 대형 다이다. 웨이퍼 한 장에서 약 64개만 생산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웨이퍼 한 장에서 400~600개의 칩을 생산하는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웨이퍼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구조다.
다만 아직 정확한 수요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엔비디아 역시 이번에 처음 공개한 칩인 만큼 시장 반응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실제 성능과 효과가 검증될 경우 수요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데이터센터에서 추론 연산을 확대하려는 기업들 입장에서도 선택지가 늘어나는 셈이다. 기존에는 CPU나 다른 가속기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엔비디아와 삼성이 협력해 개발한 그록 칩이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평가다.
한편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메모리 사업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어 추론과 같은 새로운 솔루션에 대한 대응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다. 한 사장은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현재 여러 과제들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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