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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가성비'도 한때뿐...베어로보틱스 다시 찾는 이유
실리콘밸리(미국)=이세연 기자
2026.03.30 07:48:10
"군집 제어 기술, 수십대에서 백대까지 로봇 동시 구동"
이 기사는 2026년 03월 30일 06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어로보틱스 연구개발(R&D) 센터로 향하는 로비 복도 한편에 서빙 로봇 여러 대가 테스트를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사진=이세연 기자)

[실리콘밸리(미국)=이세연 기자] "고객들이 처음에는 값싼 중국산 로봇을 도입해도, 3~4년 계약 기간 동안 잦은 고장으로 운영 비용이 초기 구매 가격 만큼 늘어나는 사례를 접하게 됩니다. 결국 안정성과 내구성을 갖춘 베어로보틱스 제품이 총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피드백을 내놓습니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베어로보틱스 실리콘밸리 본사에서 만난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가격 경쟁력을 우선시해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제품을 선택했지만, 유지·보수 비용 부담을 겪은 이후에는 베어로보틱스 로봇이 장기적으로 더 효율적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고객의 마음을 돌린 것은 결국 성능이다. 베어로보틱스는 호스피탈리티용 서빙 로봇과 산업용 자율이동로봇(AMR) 등을 공급하는 자율주행 로봇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이다. 여러 로봇을 동시에 구동하는 멀티 로봇 플랫폼의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이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피지컬 AI 시장까지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이 회사는 2020년 최초 양산용 서빙 로봇 '서비(servi)'를 출시, 2023년에는 적재 용량을 키운 '서비 플러스'와 계단 이동이 가능한 '서비 리프트'를 선보였다. 2024년에는 모회사인 LG전자의 첫 투자가 집행되면서 산업용 AMR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에 따라 100kg가 넘는 중량을 감당하고, 협로 주행이 가능한 '카티100', '카티600' 등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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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이 설계한 베이스 유닛을 기반으로, 로봇을 원격 모니터링할 수 있는 클라우드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다"며 "플랫폼 자체의 완성도가 높다 보니, 이를 활용해 자체 로봇 비즈니스를 전개하려는 파트너들도 많다"고 전했다.


현장에서는 곧바로 서빙 로봇 시연이 이어졌다. 이곳 실리콘밸리 본사는 신규 제품의 초기 기획·연구개발(R&D)을 담당하는 핵심 거점이다. R&D 센터로 향하는 로비 복도 한편에는 서빙 로봇 여러 대가 테스트를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R&D 센터 내부로 들어서자 블라인드를 사이에 두고 테스트 라인이 맞닿아 있는 공간 배치가 눈에 들어왔다. 한쪽에서 개발이 이뤄지면, 바로 옆에서 테스트 결과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는 구조다. 테스트 공간에는 휠체어, 각목, 의자, 경사로 등 다양한 장애물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회사는 가장 먼저 서빙 로봇의 기본적인 기능부터 선보였다. 음식을 나르던 로봇 앞으로 한 사람이 갑자기 끼어들자, 로봇은 곧바로 멈춰 충돌을 피한 뒤 방향을 틀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센서에 포착된 실시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람의 움직임을 예측해 위험을 사전에 방지한 것이다.


로봇은 사전에 입력된 정보에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주변 객체를 인식한다. 이에 별도의 인프라 투자 없이 로봇 자체적으로 우회 경로를 찾아 이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베어로보틱스의 서빙 로봇이 회사 로비를 주행하는 모습. (사진=이세연 기자)

설명만 들으면 단순해 보이지만 아직 많은 기업들이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영역이다. 시연을 맡은 베어로보틱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단순히 장애물을 피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좁거나 구조물이 많은 환경에서도 충돌 없이 움직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로봇이 목적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멈추지 않아야 한다. 스스로 경로를 찾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로봇을 동시에 제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베어로보틱스의 '키 셀링 포인트'인 군집 제어 기술로, 한정된 공간에서 수십대의 로봇을 동시에 운용할 수 있다. 통상 멀티 로봇 환경에서는 복잡한 입력값을 받거나, 돌발적인 변수가 발생하면 전체 운영 시스템이 멈추는 경우가 많다. 이에 베어로보틱스는 로봇 간 협업을 최적화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엔지니어가 세 대의 서빙 로봇을 구동하자, 이들은 센서로 주변 환경을 훑어보듯 탐색하더니 서로 간격을 유지한 채 충돌하지 않고 목적지에 도달했다. 일부러 좁은 공간을 만들고 장애물을 배치했지만 로봇은 상황을 즉각 인지하고 경로를 수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 로봇은 사람처럼 상황을 판단하도록 알고리즘이 설계돼 있다. 어느 로봇이 먼저 이동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이를 가능케 하는 공간을 찾아 움직이는 과정이 실시간으로 이뤄진다"며 "수십대에서 많게는 백대 단위의 로봇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호스피탈리티를 넘어 산업용 팹으로도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팹 고객사의 경우 처음부터 다수의 로봇을 도입하는 사례가 많아, 군집 제어와 트래픽 관리 역량이 더욱 중요하다.


앞선 관계자는 "앞으로도 분산형 트래픽 제어 기술을 고도화해 강점을 극대화할 것"이라며 "다양한 통신 프로토콜을 적용해 네트워크 환경에 제약이 있어도 멀티 로봇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고 강조했다.


베어로보틱스의 로봇은 국내를 비롯해 미국, 일본 등 20여개국 5000곳이 넘는 현장에서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사후관리(AS) 문제 발생 시 모든 현장에 인력을 투입하기 어려운 만큼, 원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대응하고 있다.


엔지니어는 "로봇의 위치와 센서 데이터, 동작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자체적으로 문제 상황을 진단할 수 있다"며 "필요할 경우 엔지니어가 원격 제어를 통해 현장에 있는 것처럼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어 고객 만족도가 높은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베어로보틱스는 현재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IPO)를 진행 중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나스닥과 코스닥 상장을 두고 여러가지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회사는 나스닥으로 가닥을 잡았다. 프리IPO가 마무리되는 대로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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