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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옴니버스' 품은 로봇…아이작으로 기술 고도화
새너제이(미국)=이세연 기자
2026.03.19 20:26:19
아이작, 로봇 설계·학습·시뮬레이션 지원
이 기사는 2026년 03월 19일 20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TC 2026 현장에 설치된 폭스콘의 수술용 로봇. (사진=이세연 기자)

[새너제이(미국)=이세연 기자]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6'에서 지나가는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은 건 각양각색의 로봇들이었다. 물체를 정교하게 전달하는 로봇, 사물을 인식하는 로봇 등 서로 다른 기능을 앞세운 로봇이 동작을 시연하며 이목을 끌었다. 겉모습과 용도는 제각각이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구현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다. 대다수가 '엔비디아 옴니버스'를 기반으로 한 AI 로보틱스 플랫폼 '아이작'을 토대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아이작은 로봇의 설계부터 학습, 시뮬레이션 등을 지원하는 엔비디아의 AI 로보틱스 플랫폼이다. 특히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한 시뮬레이션 공간에서 사전 훈련과 검증을 반복할 수 있어, 상용화 전까지 완성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8일(현지 시간) GTC 2026 현장에는 엔비디아 옴니버스를 기반으로 구현된 로봇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참가 기업들 입장에서는 GTC가 곧 엔비디아 생태계와의 연결성을 드러내는 자리인 만큼, 많은 IT 기업들이 아이작을 사용한 제품을 앞세워 로봇 기술력을 과시했다.


부스를 둘러보던 중, 인형뽑기 기계를 연상시키는 집게 형태의 로봇 팔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 로봇은 얇은 네트워크 케이블을 조심스레 집어 소켓 위치를 더듬거리더니 정확히 꽂아 넣었다. 물체를 집는 순간 화면에는 로봇이 얼마나 강한 힘의 크기와 물체의 형태, 각도 등이 실시간으로 표시돼 작업 상태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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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로봇은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 아날로그디바이스(ADI)가 시높시스와 협력해 구축한 멀티모달 촉각 센서를 탑재한 양팔형 시스템이다. ADI는 센서와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로봇 하드웨어는 플렉시스 로보틱스 제품을 활용했으며, 시높시스는 AI 학습을 위한 시뮬레이션 자산을 구축했다.


이 로봇의 성능을 끌어올린 배경에는 아이작이 있다. 아이작은 시높시스가 구축한 시뮬레이션 자산을 기반으로 로봇을 반복 학습시켰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로봇이 케이블이나 장비를 손상시키지 않도록 힘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데 활용됐다.


기술력이 높아진 만큼 적용 분야를 데이터센터까지 확장하려는 구상이다. 현장에서 만난 ADI 관계자는 "주요 활용처는 데이터센터"라며 "데이터센터에서는 케이블 삽입이나 제거 잡업이 필요한데, 이런 정밀한 작업에 해당 로봇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용화 여부에 대해서는 "전체 시스템은 아직이고, 촉각 센서와 ToF(Time-of-Flight) 카메라는 이미 판매 중"이라고 말했다.


세밀한 움직임이 요구되는 수술용 로봇도 인파 사이에서 시연을 이어갔다. 애플의 핵심 협력사인 폭스콘은 일본 카와사키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한 의료용 로봇을 전시했다. 이 로봇은 50여개의 트레이에 놓인 수술용 가위를 집어 다른 위치로 옮기는 동작을 반복하고 있었다. 수술실 내 기구 전달 과정을 구현한 것이다.


이 로봇은 의사의 음성 명령을 인식하는 소프트웨어를 탑재했다. 이 역시 엔비디아 옴니버스 기반으로 개발됐다. 명령을 수신하면 자체 제어 시스템을 통해 즉시 작업을 수행하고, 사용이 끝난 기구는 제품 하단에 있는 로봇 팔이 회수해 반대편 수거 테이블로 되돌려 놓는다.


현장에서는 신선하다는 반응이 이어졌지만 폭스콘은 매출이나 시장 확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폭스콘 부스에서 만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대만 시장에만 집중하고 있다. 미국 진출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또한 우리의 목표는 이 로봇이 수술실에서 기구를 담당하는 스크럽 간호사 한 명의 업무를 일부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미국에서는 이 방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GTC에 해당 로봇을 선보인 것은 폭스콘이 엔비디아 생태계에 속해 있음을 드러내기 위한 행보다. 이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는 전문가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엔비디아 옴니버스를 기반으로 실제 수술 환경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며 기술을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소형 업체들도 아이작 기반 로봇을 앞세워 존재감을 드러냈다. 기업용 AI 인프라 업체 M2M테크는 작업자 안전 관리를 위한 '컴플라이언스' 로봇을 선보였다. 객체를 인식하고 상황을 판단하는 기능을 탑재해, 안전모·보호안경·조끼 등 보호장비 착용 여부를 점검한다. 공장 내부를 이동하면서 작업자들의 안전 규정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리포트를 생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장에서 한 참관객이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로봇 앞에 서자, 곧바로 경고 신호를 보냈다. 이후 안전모를 착용하자 다시 스캔을 진행해 정상 여부를 확인했다. M2M테크 한 관계자는 "스토리지 업체인 DDN과 협력해 백엔드까지 포함한 전체 솔루션을 구축했다"며 "로봇이 수집한 데이터를 DDN 플랫폼으로 전송한 뒤, 옴니버스 환경에서 재학습하고 다시 모델을 로봇에 적용하는 구조다. 일종의 엔드투엔드 사이클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아쇼크 카실링엄 M2M테크 전무가 '컴플라이언스 로봇' 앞에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다가서자, 로봇이 찡그린 표정과 함께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사진=이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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