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기쁨 기자] 서상준 전 EQT파트너스 대표가 지난달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PE 부대표로 합류했다. 이번 인사는 실적 부진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앵커PE의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재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다만 서 부대표가 EQT 재직 당시 논란이 있었던 만큼 내부 신뢰 회복과 리더십 입증에 주력하며 하우스 재건을 이끌 전망이다.
1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홍콩을 거점으로 활동 중인 서 부대표는 2021년 EQT파트너스에 합류하기 전 앵커PE에서 매니징디렉터로 아시아 바이아웃 투자를 담당했다. 안상균 대표와 함께 하우스의 성장을 이끈 핵심 인력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합류는 친정 복귀의 성격을 띤다. 다만 약 5년 전 글로벌 하우스의 한국 수장으로 영입되며 하우스를 떠났던 모습과 달리 현재는 EQT에서의 실책을 뒤로하고 돌아온 상황인 만큼 과거와는 입지가 다르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통한 관계자는 "지난 2월 서상준 부대표는 1조2000억원 규모의 KJ환경 인수와 SK쉴더스 매각 부진에 따른 책임을 지고 EQT에서 떠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EQT 스웨덴 본사는 올해 초 한국사무소를 대상으로 재실사 및 감사를 진행해 서 부대표 주도 딜의 기업가치 산정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서 대표가 실행한 거래와 최근 연다예 대표가 수행한 거래들을 비교분석하면서 상대적으로 전자의 거래들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앵커PE는 과거 논란보다 서 부대표의 네트워크와 딜 소싱 역량에 주목해 영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창업자인 안상균 대표와의 긴밀한 유대관계가 이번 인사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고 있는데 퇴사 직후 복귀가 이뤄진 점을 들어 사전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현재 앵커PE는 마켓컬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투스 등 주요 포트폴리오의 실적 부진과 회수 지연이 맞물리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IPO 시장 위축으로 엑시트 활로가 막히면서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가라앉 모습이다. 안 대표를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온 앵커PE는 최근 수년간 국내외 주요 투자처에서 눈에 띄는 대형 딜이나 성공적인 엑시트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안 대표가 서 부대표를 다시 영입한 배경에는 과거 앵커PE에서 증명한 딜 소싱 네트워크와 투자 역량이 자리 자리 잡고 있다. 서 부대표를 기존 포트폴리오의 밸류업과 리스크 관리를 담당할 적임자로 판단했다는 평가다. 특히 글로벌 인프라 펀드를 운용하며 EQT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정체된 앵커PE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 전 대표를 단순한 파트너나 고문이 아닌 부대표로 낙점했다는 점은 그만큼 안 대표의 신뢰가 두터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략적 거점을 홍콩 본사로 설정한 것 역시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로 관측된다. 현재 홍콩에서 공식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서 부대표는 아시아 전역의 크로스보더 딜과 글로벌 펀드레이징 전면에 나설 전망이다. 이는 EQT 서울사무소 재직 당시의 부담에서 벗어나 글로벌 LP들을 직접 상대하며 아시아 대형 딜을 발굴하고, 교착 상태에 빠진 하우스를 재편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과거 앵커PE에 몸담아 조직 생리를 잘 아는 인물인 만큼 별도의 적응 기간이 필요 없다는 점도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서 부대표의 부담도 클 것으로 보인다. EQT에서 겪은 문제를 뒤로 하고 단기간 내에 시장이 납득할 만한 트랙레코드를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무리한 딜이나 수익률 저하 없이 안정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안상균 대표와 서 부대표의 시너지를 통해 성과를 증명하고 내부 구성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향후 앵커PE의 본격적인 투자 활동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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