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스마트팜 기반의 버섯재배 전문 기업인 닥터애그 매각에 다시 나선다. 지난 2016년 인수 이후 볼트온 전략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인 성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투자금 회수에 돌입했다. 다만 높은 매각가와 함께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자회사 농민 주주와의 법적 분쟁은 매각 변수로 꼽힌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앵커PE는 오는 15일 닥터애그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매각 대상은 앵커PE가 보유한 닥터애그 지분 전량이다. 매각 측이 희망하는 거래 가격은 3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앵커PE는 지난 2019년부터 매각을 추진했으나 원매자들과의 가격 차이 등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가 최근 다시 매각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닥터애그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재배 시설의 온도와 습도 및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스마트팜 기반 버섯재배 전문 기업이다. 전통적인 재배 방식에서 벗어나 기후 변화와 상관없이 연간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한 현대화된 자동화 설비를 갖추고 고품질의 버섯을 대량 공급한다.
닥터애그는 앵커PE 체제에서 유관 기업들을 인수합병하는 볼트온 전략을 구사한 결과 성장세를 나타냈다. 인수 당시인 2016년 매출은 119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979억원으로 증가했다.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역시 200억원 수준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시장에서는 복수의 원매자가 닥터애그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팜 산업의 향후 성장성과 안정적인 현금 창출 구조는 매력적인 요소로 꼽힌다. 다만 매각 측이 기대하는 3000억원의 몸값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 정도로 높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원매자들이 선뜻 인수에 나서지 못하고 망설이는 분위기다. 아무리 높은 현금창출력을 가졌다지만 10배 이상의 멀티플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의견이 나온다. 자금 조달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 집행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가들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자회사 농민 주주들과의 법적 분쟁은 이번 매각의 변수로 꼽힌다. 닥터애그가 지난 2021년 지분 투자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한 농업회사법인 군자농원의 창업주와 소수 주주들은 대주주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지난해 하반기 계약에 따라 보유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을 행사했으나 닥터애그 측 회계법인이 주식 가치를 0원으로 산정하자 반발했다. 농민 주주들은 대주주가 의도적으로 자회사 차입금을 늘려 주식 가치를 떨어뜨렸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갈등은 올해 초 무상감자 결의로 심화했다. 군자농원은 지난 3월 주주총회를 열고 농민 주주들의 지분을 50% 무상 소각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농민 측은 수원지방법원에 주주총회 결의무효 가처분 신청을 내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반면 닥터애그 측은 군자농원의 실적이 계약 당시 목표치였던 20억원에 미달해 계약서 명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했다는 입장이다. 주식 가치 역시 외부 전문 기관을 통해 공정하게 산출한 결과라며 소수 주주들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어 법적 공방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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