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현대차그룹이 사상 초유의 노사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그룹 노무 컨트롤타워의 체급을 격상하며 최준영 기아 사장을 발탁했다. 그동안 계열사별로 대응하던 노무 이슈를 그룹 차원에서 통합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기아는 이날부로 송호성·최준영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송호성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다. 최 사장 사임에 따른 후속 절차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8일 노무·생산 운영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핀셋 인사를 단행했다. 세부적으로 최 사장은 그룹 노무 컨트롤타워인 정책개발담당에 임명됐다. 특히 기존에는 부사장(실장)급이 해당 업무를 수행했으나, 사장(담당)급으로 높아지게 됐다. 전임 정책개발실장이던 정상빈 부사장은 현대모비스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모비스 역시 상무급이 총괄하던 노무 업무를 부사장급에게 맡겼다.
최 사장이 떠난 기아 국내생산담당 겸 최고안전책임자(CSO) 자리는 송민수 부사장이 이어받는다. 기아 화성공장장 출신인 송 부사장은 생산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다만 송 부사장이 기아 신임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될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이 노무 라인을 대대적으로 정비한 배경에는 노사 리스크 대응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 자리 잡고 있다. 올 3월 이른바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법안은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게 골자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파업 리스크가 존재한다. 앞서 전국금속노동조합은 현대차그룹이 원청 교섭에 응하지 않을 경우 오는 7월부터 총파업을 강행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대차그룹이 사장급 인사를 노무 전면에 배치한 것을 두고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법 시행 이후 불거진 '파업 리스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현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당분간 송 사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며, 최 사장 후임과 관련해서는 정해진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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