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1분기 1조원 이상의 영업흑자를 달성한 에쓰오일이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에 불만을 표출했다. 정제마진 강세로 더 큰 이득을 볼 수 있는데 석유 최고가격제가 이를 막았다는 취지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판매 가격에서 원유 구매비용과 정제·운송 등 생산비용을 뺀 금액이다.
11일 1분기 실적 설명회를 진행한 에쓰오일 임직원은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영업이익을 거뒀음에도 석유 최고가격제를 지속해서 언급하며 방어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강경돈 에쓰오일 자금부문장(전무)은 "정제마진 강세가 정기보수와 석유 최고가격제로 일부 상쇄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유가 상승에 따른 래깅효과(lagging effect)로 정유부문 이익이 증가했으나 정기보수,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정제마진 호조 효과가 반감됐다는 설명이다. 에쓰오일은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8조9427억원, 1조2311억원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1조2000억원의 이익 중 재고 효과는 6434억원이었다. 정유사업에서 5248억원의 재고 효과에 따른 이익이 발생했다.
장예리 IR팀장의 경우 유가 급등에 따른 반사이익을 제외하면 좋은 실적이 아니라는 취지로 부연했다. 장 팀장은 "재고자산 효과에 따른 이익 대부분은 정유사업에서 발생했다"며 "유가 관련 이익을 제외하면 사실상 적자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방주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석유 최고가격제에 간접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방 CFO는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되며 내수 석유제품 판매 가격을 국제 판매 가격과 연동하지 못하고 있어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 3월13일부터 주유소 판매가격 상한을 정하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고 있다. 유종별 리터당 210원을 인상한 뒤 같은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방 CFO는 "정유사가 3개월마다 회계법인 심사를 거쳐 정부에 손실 보전을 요청하면 정부 보상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유사 손실을 보상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손실 계산 기준이 없어 지금 시점에서 손실 금액과 보상 시기 등에 확인하기 어렵고 정부의 손실 보상 금액이 확정 통지되는 시점에 회사 손익에 반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1조2000억원의 대규모 영업흑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에쓰오일은 정부의 고유가 부담 완화를 위한 핵심 정책인 석유 최고가격제 탓에 더 많은 이익을 거두지 못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에쓰오일은 이날 IR에서 정부의 석유화학 구조개편에 역행하는 '샤힌 프로젝트' 홍보에 공들였다. 9조2600억을 투자한 대규모 석유화학 프로젝트 '샤힌'으로 울산에는 180만톤의 에틸렌이 쏟아질 예정이다. 상업생산 이후 단숨에 국내 3위권 캐파의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보유하게 된다.
생존 갈림길에 선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NCC를 통폐합하며 감산에 나서는데 에쓰오일은 거꾸로 증산에 나서는 것이다. 원유를 곧바로 석화 연료로 전환하는 TC2C 공법을 강조하며 '샤힌'이 정부의 고효율 석화 정책에 부합한다고 주장하지만 NCC 감산 기조와 반대되는 행보로 평가된다.
'샤힌'은 계획대로 다음 달 기계적 완공이 이뤄지고 올해 말까지 시운전 후 상업가동 준비를 완료할 예정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샤힌 덕분에 중장기 석유화학제품 마진은 점차 개선될 것"이라며 "손익에도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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