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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통제불능' 에쓰오일, 손놓은 아람코와 산업부
이우찬 기자
2026.04.02 07:00:17
고통 분담 속 나홀로 증설, 석화 구조개편 균열 우려…외국자본 소유 지배구조 한계
이 기사는 2026년 04월 01일 15시 5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공사 현장. (제공=에쓰오일)

[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울산 석유화학단지 사업재편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의 아람코를 등에 업고 있는 에쓰오일이 양보 없는 평행선을 달리며 협조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율구조조정을 내세운 산업통상부는 나프타 수급 사태가 터지면서 적극적인 중재를 하기에 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울산 석화단지의 사업재편안은 3월 말까지 제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 대산(롯데케미칼·HD현대케미칼·HD현대오일뱅크), 전남 여수(롯데케미칼·여천NCC·한화솔루션·DL케미칼)에서 속속 사업재편안이 정부에 제출된 것과 비교하면 속도가 더딘 것이다. 울산에는 에쓰오일과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가 있다. 이들 기업의 에틸렌 생산캐파는 각각 18만톤(t), 66만톤, 90만톤이다.


구조조정 속도가 느린 것은 울산 단지의 태생적 한계도 한몫한다. 대산과 여수에는 HD현대케미칼(HD현대오일뱅크-롯데케미칼), 여천NCC(한화솔루션-DL케미칼)를 비롯해 합작사 구조의 석화기업들이 여럿 있는 것과 달리 울산에서는 각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보유하고 있다. 울산 단지에 있는 개별 기업간 이해관계가 달라 합의점을 쉽게 찾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에쓰오일의 몽니가 구조개편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에쓰오일이 9조2600억을 투자한 대규모 석유화학 프로젝트 '샤힌'으로 울산에는 180만톤의 에틸렌이 쏟아질 예정이다. 상업생산 이후 단숨에 국내 3위권 캐파의 NCC를 보유하게 된다. 생존 갈림길에 선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너나없이 NCC를 통폐합하며 감산에 나서는데 에쓰오일은 증산에 나서는 것이다. 원유를 곧바로 석화 연료로 전환하는 TC2C 공법을 강조하며 '샤힌'이 정부의 고효율 석화 정책에 부합한다고 주장하지만 NCC 감산 기조와 반대되는 행보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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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미국-이란 전쟁 속에 나프타 수급 안정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어 석화 구조개편에서 사실상 손을 놓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자율구조조정을 강조하는 가운데 이해관계가 다른 기업들을 몰아붙이기에도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에쓰오일의 경우 국내 기업이 아닌 사우디 정부 자본이 들어가 있는 아람코 소유 기업으로 산업부보다 아람코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는 지배구조를 띠고 있다. 에쓰오일의 의사결정 구조도 아람코 지배 아래 있다는 의미다. 에쓰오일이 버티는 것도 결국 아람코가 구체적인 시그널을 주지 않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석유화학 구조개편에서 에쓰오일이 '엑스맨'이라고 평가한다. 재계 관계자는 울산 석유화학 사업재편에 관해 "한 치 양보 없는 에쓰오일이 석화 구조개편의 애물단지가 돼 있는 형편이다"며 "외국자본인 에쓰오일은 산업부 눈치보지 않고 구조개편 과정에서 소극적이다"고 꼬집었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여수와 대산만 구조개편에 참여하고 울산은 에쓰오일 탓에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며 "울산 구조개편 도출이 실패하고 '버티면 된다'는 무임승차 사례가 발생하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다"고 말했다.


산업부 화학산업과 관계자는 울산 단지 개편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에 관해 "구조개편안 데드라인을 1분기로 정한 것은 아니다. 계속 논의를 하고 있다"며 "기업간 조단위 자산이 움직이는 사안으로 칼로 무 자르듯 한번에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에쓰오일의 NCC 증산에 관한 지적에 관해서는 "모든 기업이 NCC를 줄이는 문제가 아니다"며 "특정 기업이 줄이면 다른 기업은 다른 방식의 기여를 하면 된다. 효율성이 있는 구조로 만드는 게 관건이다"고 답했다.


딜사이트는 에쓰오일의 입장을 묻기 위해 이춘배 대외부문장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닿을 수 없었다. 에쓰오일 모기업 격인 아람코 아시아 코리아 쪽 관계자는 "아람코 본사에 문의해달라"고 답했다.


(그래픽=딜사이트 오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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