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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아닌 판돈'…구본호, 핑거에 100억 건 이유
노만영 기자
2026.05.04 09:25:13
BW·CB 구조에 FI 색채 뚜렷…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옵션' 노림수
이 기사는 2026년 05월 01일 09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판토스홀딩스 핑거 BW 인수(사진=김민영 기자)

[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범LG가(家) 3세인 구본호 판토스홀딩스 회장이 코스닥 상장사 '핑거'에 100억원을 투입한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전략적투자자(SI)보다는 재무적투자자(FI)에 무게를 두는 시각이 우세하다. 투자 규모는 적지 않지만 최종 지분율이 4%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이사회 참여나 사업 협력 등 경영 관여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 점, 신주인수권부사채(BW)라는 투자 구조 역시 전형적인 재무적 투자 방식이라는 점이 근거로 꼽힌다.


이에 시장 일각에서는 경영권 확보보다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기대가 반영된 핀테크 영역에 대한 '옵션성 베팅' 성격이 짙다는 해석도 나온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판토스홀딩스는 지난달 22일 핑거가 발행한 1회차 BW 300억원 가운데 100억원을 인수했다. 행사가액은 1만2509원이며, 신주인수권을 전량 행사할 경우 확보 가능한 주식 수는 79만9424주로, 현재 발행주식 기준 8.5% 수준이다.


다만 실제 보유지분율은 이보다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같은 날 발행이 결정된 전환사채(CB)와 유상증자 물량까지 반영할 경우 전체 주식 수(분모)가 대폭 증가하면서 지분 희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구 회장이 인수한 BW와 핑거가 발행한 CB의 권리 행사 기간이 동일하게 설정돼 있다는 점도 희석 가능성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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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거가 발행한 500억원 규모 CB는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로 설정돼 전환 유인이 크다. 여기에 서룡전자의 300억원 유상증자로 발행될 신주 물량까지 더해지면 전체 주식 수는 기존 940만6568주에서 최대 1841만1109주까지 확대될 수 있다. 이 경우 판토스홀딩스의 최종 지분율은 약 4.3% 수준으로 낮아지며, 초기 기대 지분 대비 절반 가까이 희석되는 구조다.


판토스홀딩스는 범LG가 3세인 구본호 회장이 지배하는 회사로, 최근 코스닥 상장사를 중심으로 투자 행보를 확대하고 있다. 구 회장은 LG그룹 창업주 고 구인회 회장의 동생인 고 구정회 창업고문의 손자이자 고 구자헌 전 범한판토스 회장의 아들이다. 판토스홀딩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코스닥 상장사 레드캡투어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구 회장 보유지분 39.44%에 모친 조원희 씨 지분을 더하면 레드캡투어에 대한 우호 지배력은 70%를 웃돈다.


구 회장은 최근 코스닥 상장사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특정 산업의 정책 변화나 업황 사이클에 따른 가치 재평가 가능성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6월 조성아 브랜드로 알려진 K-뷰티 업체 CSA코스믹 구주 400만주를 44억원에 인수했고, 같은 시기 바이오 투자심리 회복 국면에서 넥스턴앤롤코리아(옛 넥스턴바이오사이언스) 제6회차 CB 일부도 약 15억원에 매입했다.


이번 핑거 투자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100억원 규모는 기존 상장사 투자 가운데 가장 큰 축에 속하지만, 지배력 확보가 아닌 제한된 다운사이드와 높은 업사이드를 동시에 노린 옵션형 투자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제도 변화에 따라 기업가치가 크게 재평가될 수 있는 영역에 선제적으로 포지션을 취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구 회장이 핑거를 낙점한 배경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를 주목한다. 현재 금융당국과 정치권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둘러싸고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은 통화 신뢰성과 금융 안정성을 이유로 '은행 중심 컨소시엄 모델'을 선호하는 반면, 국회와 업계 일각에서는 혁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가받은 핀테크 등 비은행권에도 발행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상황에서 핑거 투자는 제도 방향에 따라 선택지가 열려 있는 카드로 평가된다. 핑거는 2000년 설립된 1세대 핀테크 기업으로 스마트 금융 플랫폼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디지털 금융 인프라와 플랫폼 구축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결제 생태계가 확대될 경우 간접적 수혜 가능성이 거론된다. 제도화 여부에 따라 기업가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이번 투자를 해당 영역에 대한 선제적 베팅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편 핑거 측은 판토스홀딩스의 투자 성격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핑거 관계자는 "SI와 FI 중 하나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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