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기계는 흔히 '기계를 만드는 기계'로 불린다. 하지만 이제 공작기계는 단순한 생산 장비를 넘어 기술 주권과 공급망 안보를 좌우하는 전략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자동차·반도체·우주항공 등 핵심 산업의 자국 생산 역량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공작기계의 가치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국내 주요 공작기계 업체들의 현주소와 향후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지난해 출범한 위아공작기계가 매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수익성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고객 확보와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한 영업과 현지 서비스망 구축 비용 지출이 선행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위아공작기계는 이미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비중이 높은 저마진 구조를 보이고 있어 독립 초기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위아공작기계는 외형 확대를 올해 핵심 경영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외 대형 전시회에 참여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위아공작기계는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린 서울국제생산제조기술전(SIMTOS·심토스)에 참가했다. 이 행사에서 위아공작기계는 반도체 가공 패키지와 5축 장비인 XF 시리즈 등을 선보였고, 약 500건의 수주 문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위아공작기계는 이달 21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한 CCMT 2026에도 부스를 마련했다. CCMT는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 국제공작기계전시회(CIMT)와 함께 중국 공작기계 산업을 대표하는 양대 전문 전시회다.
위아공작기계는 고객사 다변화도 추진 중이다. 위아공작기계는 지난해 9월 한화로보틱스와 협동로봇 기반 자동화 솔루션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올해 2월에는 유림테크와 하이브리드 자동차 부품 가공용 수평형 머시닝센터 HS5000 II 100대 공급을 위한 MOU도 맺었다. 현대차그룹 위주였던 기존 고객 기반에서 벗어나 비계열 수요를 확대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또 이 회사는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약 30% 높여 잡았다. 현대위아 시절인 2024년 공작기계 사업부 매출(3822억원)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올해 목표치는 약 4900억~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위아공작기계 관계자는 "올해는 매출 목표를 전년보다 1000억원 이상 높여 잡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외형 확대가 매출 증가로는 이어질 수 있어도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비중이 높은 저마진 구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 규모가 커지더라도 실제로 남는 이익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위아공작기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6~12월 7개월 동안 매출 1569억원, 영업이익 1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0.66%에 그쳤다. 업계 1위인 DN솔루션즈의 영업이익률이 18.6%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사 대비 이익 체력이 현저히 낮은 셈이다.
수익의 질을 들여다보면 부담은 더 뚜렷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41억원으로 영업이익보다 4배가량 많았다. 영업활동보다 외부 요인에 기댄 측면이 컸기 때문이다. 영업외수익 52억원 중 외환차익과 외화환산이익이 약 35억원을 차지했다. 본업을 통한 이익 창출력보다 환율 변동 등 대외 변수에 실적이 좌우될 수 있는 구조다. 판매관리비 부담도 크다. 지난해 위아공작기계의 판매관리비는 317억원으로 매출총이익 327억원의 96.9%에 달했다. 벌어들인 매출총이익 대부분이 판관비로 소진된 셈이다.
물론 현재 재무 수치만으로 위아공작기계의 경쟁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지난해 실적이 1년이 아닌 7개월 기준으로 작성된 데다, 독립 초기 비용이 반영된 과도기적 수치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벌어들인 이익의 대부분이 판매관리비로 소진되는 구조를 고려할 때 외형 성장 못지않게 비용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위아공작기계가 국내외 시장 공략을 위해 전시회 참가와 영업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관련 비용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시장 한 관계자는 "고정비가 벌어들이는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원가 비중이 80% 수준이고 판관비도 20%를 웃돌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위탁생산(OEM) 비중 확대 등 고정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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