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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가전 공략 가속…국내 가전 '흔들'
김주연 기자
2026.05.04 09:00:16
로청에서 생활가전 확장…구독·AI·플랫폼 등 변수
이 기사는 2026년 05월 04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드리미는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5'에서 스마트 홈 솔루션 전 라인업을 공개했다. (사진 제공=드리미)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국내 가전업체들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업체들의 한국 가전 시장 공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정 제품을 앞세워 가성비 경쟁력을 확보한 뒤 라인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생활가전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라인을 제외한 저가 제품군에서 중국업체들이 파고들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국내 가전 시장에서 구독 비중이 확대된 만큼 국내 업체들과 중국 업체 간 격차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가전 업체들은 생활가전 라인업을 확장하며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로보락의 경우 진공청소기뿐 아니라 세탁기·건조기 올인원 제품을 출시하며 1인가구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3위권으로 알려진 드리미 역시 지난 4월 정수기 제품을 국내에 출시했다. 중국 브랜드가 정수기를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드리미는 정수기 외에도 드라이기,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공기청정기 등을 선보이며 라인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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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역시 지난해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생활가전 분야 진출을 공식화했다. 현재 오프라인 매장 8곳을 운영 중이며 이곳에서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TV, 에어컨, 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어 등 생활가전 제품을 체험할 수 있다. 샤오미는 올해 말 국내에 전기자동차 출시도 검토 중인 만큼 스마트폰·가전·자동차로 이어지는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가전시장은 이른바 '외산의 무덤'으로 불리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양강 체계를 구축해왔다. 프리미엄부터 중저가 제품까지 전 라인업을 갖춘 데다 브랜드 신뢰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 둔화와 함께 로봇청소기를 시작으로 중국 업체들이 존재감을 키우면서 국내 업체들의 체감 경기도 악화되는 모습이다. 최근 산업연구원(KIET)이 발표한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국내 가전업계의 1분기 매출 BSI는 67로 전분기(87) 대비 크게 하락했다.


BSI는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 미만일 경우 전분기 대비 경기 악화를 의미한다. 2분기 예상 매출 BSI는 94로 개선될 전망이지만 여전히 기준선을 밑돌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DA사업부가 가전 제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한 점도 이 같은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DA사업부는 최근 임직원 간담회를 통해 해외 비주력 생산 거점 정리와 수익성이 낮은 해외 법인 통폐합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등 일부 제품은 외주 생산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심우중 KIET 연구원은 "삼성전자·LG전자 외에는 대형 가전제품을 출시하는 브랜드가 제한적"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좁은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업체들이 저가 제품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지만 향후 고가 라인업으로 확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업체들은 한국 시장을 일종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지역별 소득 격차가 큰 반면 한국은 프리미엄 수요가 균질적으로 형성된 시장이라는 점에서 신제품 반응을 확인하기에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심 연구원은 "한국 시장은 프리미엄 가전에 대한 선호가 높은 균질적인 시장"이라며 "중국업체들 입장에서는 신제품이나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하기 전 반응을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가전시장에서 구독 비중이 확대되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공지능(AI)을 강화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만큼 양측 간 격차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구독 사업으로만 2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삼성전자 역시 2024년 'AI 구독클럽'을 도입하며 초기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 연구원은 "국내 가전 시장은 구독과 플랫폼, AI 가전 등 복합적인 경쟁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며 "이러한 요소를 고려하면 아직까지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 간 격차는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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