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재민 기자] 국민성장펀드 프로젝트 분야 운용사(GP) 선정전에 미래에셋그룹과 키움그룹, SKS크레딧 등 3사가 참여한 가운데 실제 변별은 1조원 규모 자본을 조달할 역량 평가로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 정책출자금 2400억원을 기반으로 민간에서 1조원 안팎의 자금을 단기 매칭해야 하는 구조라 실무 주관사인 산업은행은 자금조달 능력과 함께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 등 국가 첨단전략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성장펀드 간접투자 1차 출자 프로젝트 분야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키움프라이빗에쿼티(키움PE), SKS크레딧 등 3사가 지원서를 제출했다. 산업은행은 이 중 한 곳을 GP로 선정해 2400억원을 배정할 계획으로, GP로 선정된 하우스는 펀드 조성액의 85%를 첨단전략산업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 심사 결과는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며 GP는 선정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전체 펀드 결성을 마쳐야 한다. GP는 약정액의 3~5%를 의무 출자해야 하며 출자 비율에 따라 최대 5%의 가산점이 부여된다.
심사의 핵심 변수는 자금 동원력이다. 목표 결성액이 1조2000억원에 달해 대형 금융그룹의 지원이나 기관투자자(LP) 모집 능력이 필수적이다. 산업은행은 위탁 운용 펀드 청산 수익률과 함께 산은 및 첨단전략산업기금과의 업무협력 실적을 주요 우대 사항으로 명시했다. 이외에도 ESG 운용 체계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여부, 펀드 사후관리 계획 등을 세부 심사 항목에 포함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원사 중 가장 큰 자산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의 글로벌 누적 운용자금(AUM)은 570조원을 상회한다. 미래에셋은 최근 서울 종로구 공평동의 'G1 오피스'를 약 1조5500억원에 인수하며 대규모 민간 자금을 단기간에 모집하는 역량을 보였다. 2018년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X를 약 60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지난 2023년에는 호주 로보어드바이저 기업 스탁스팟을 인수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자금 집행 능력을 입증했다. 국내에서도 연기금과 공제회의 대규모 위탁운용권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며 조 단위 펀드 운용 실적을 축적했다.
다만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이해상충 문제가 심사의 변수로 지적된다. 박 회장은 국민성장펀드의 운용 방향과 전략을 자문하는 전략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전략위원회는 펀드 운용의 큰 틀을 논의하는 기구로 박 회장이 개별 GP 선정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룹 총수가 펀드 자문 기구의 수장으로 있는 상황에서 계열사가 GP로 선정될 경우 심사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SKS크레딧은 ESG와 크레딧 펀드 분야의 전문성을 내세운다. 2022년 SKS PE에서 독립한 이후 재생에너지와 친환경 데이터센터 등 첨단 전략 분야에 투자해 왔다. 지난 2023년 한화솔루션과 업무협약을 맺고 2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해 국내 기업의 RE100 달성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하지만 모회사인 SKS PE가 2025년 산업은행으로부터 600억원을 출자받은 블라인드 펀드 결성 과정에서 목표치인 2000억원을 채우지 못하고 1500억원 수준에 그친 점이 부담이다. 산업은행은 펀드 결성 실패 책임을 물어 SKS PE에 대해 향후 1년 내외의 신규 출자 제한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같은 계열로 자본이 섞인 SK증권이 최근 무궁화신탁 스캔들에 휩싸인 것도 신뢰성을 흔들리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키움PE는 정책금융기관과의 협력 이력이 강점이다. 2023년 산은에서 1000억원을 출자받은 데 이어 작년에는 IBK기업은행과 1700억원 규모의 'IBK-키움 중소·중견 점프업 펀드'를 결성해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키움증권 등 그룹사와의 시너지를 통한 딜 소싱 역량도 긍정적 요소다. 그러나 전체 AUM이 1조원 미만으로 지원사 중 체급이 가장 작다는 점이 제약 요인이다. 1조2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단독으로 이끌기에는 운용 인력과 자본력 면에서 검증이 더 필요하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산업은행은 정량·정성 평가를 합산해 이달 말 GP를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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