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롯데케미칼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73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다만 실적 개선의 주된 배경이 중동전쟁에 따른 일회성 래깅 효과에 집중된 만큼, 2분기 역래깅 국면에서 대산·여수 사업 재편이 얼마나 속도를 낼 수 있느냐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롯데케미칼은 11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매출 4조9905억원, 영업이익 735억원을 공시했다. 지난해 4분기 적자에서 벗어난 수치다. 에비타는 4128억원, 당기순이익은 335억원을 기록했다.
실적이 개선된 건 원료 래깅 효과 덕분이었다. 회사 측은 이날 컨콜에서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로 납사 가격이 급등하는 과정에서 기초소재 부문 기준으로만 약 2500억원 이상의 긍정적 래깅 효과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납사 가격 상승과 폴리머·모노머 제품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손 환입 500억원이 더해졌다.
부문별로는 기초화학이 매출 3조4490억원, 영업이익 45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첨단소재는 매출 1조233억원에 영업이익 615억원, 영업이익률 6.0%를 기록했다. 롯데정밀화학은 매출 5107억원, 영업이익 327억원이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매출 1598억원에 영업손실 50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중동발 공급 차질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회사 측은 컨콜에서 "4월 초 이란 피격을 받은 사우디나 주변 지역의 설비들이 60~70% 다운되면서 현재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과 중국의 에틸렌 생산 가동률이 각각 15%, 10% 가량 감소한 가운데, 미국 에탄크래커 가동률이 10~15% 상승하며 공급 부족분을 일부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같은 전쟁이 2분기엔 반대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회사측은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급등한 납사 구매 가격이 2분기부터 실제 생산에 투입되면서 역래깅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5월 이후에도 중동 공급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타이트한 수급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지만, 원가 부담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가 내세운 출구는 대산·여수 사업 재편이다. 대산의 경우 정부 승인을 마치고 약 2조1000억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확보했으며, 오는 6월1일 물적분할 후 9월 통합법인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수는 지난 3월20일 사업재편 계획을 제출하고 정부·파트너사와 협의 중이다.
재편 이후 캐파 조정도 윤곽이 나왔다. 재편 전 기준으로 대산은 롯데케미칼 보유분 110만t과 현대케미칼 보유분 약 90만t, 여수는 롯데케미칼 보유분 123만t과 YNCC 보유분 230만t 규모의 납사 크래커를 갖추고 있다.
재편 후 롯데케미칼의 지분 기준으로는 대산 약 100만t, 여수 약 110만t 수준이 잔존할 전망이다. 여기서 대산은 크래커 2기 중 1기, 여수는 4기 중 2기를 우선 셧다운해 운영 효율화를 꾀할 계획이다. 셧다운한 설비는 시황 회복 시 재가동하는 방안도 열어두고 있다.
다만 중장기 전망은 불투명하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중국의 신증설이 지속되고 있어 2027~2028년까지도 석유화학 시황은 아주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시장 정상화 이후 유동적으로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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