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호텔롯데가 위탁운영사업 전담 자회사를 신설하며 호텔 사업구조 개편에 나섰다. 자산을 직접 보유·운영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브랜드와 운영 역량 중심의 '에셋라이트(asset-light)' 전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호텔 체인들이 위탁운영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흐름 속에서 호텔롯데 역시 해외 확장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기반 마련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텔롯데는 앞서 지난 3월 위탁운영 사업 전담 자회사인 롯데호텔에이치엠(HM, Hospitality Management)을 설립했다. 호텔롯데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이달 15일을 양수기일로 호텔롯데가 위탁운영을 맡고 있는 사업장을 넘겨 받는다. 양수 대상의 영업권 평가액은 약 88억원이다.
호텔롯데는 올해 3월 재단장 후 문을 연 광명 L7호텔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위탁운영 호텔 사업을 롯데호텔에이치엠 아래에 일원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롯데그룹의 '에셋라이트'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위탁운영 방식은 호텔 건물을 직접 소유하거나 임차해 운영하는 직영 모델과 달리 외부 자산 보유자가 건물을 투자·보유하고 호텔 운영사는 브랜드와 운영 노하우를 제공하는 구조다. 위탁운영사는 초기 투자 부담을 크게 줄이면서도 브랜드 확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그룹 차원의 자산 효율화 작업이 추진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호텔롯데 입장에서는 추가 자본 투입과 자산 획득이 수반돼야 하는 직영방식으로 사업장을 늘리기에는 제약이 많은 상황이다. 위탁운영 확대가 이러한 제약을 극복할 방안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호텔롯데가 위탁운영 모델을 통해 빠르게 외형을 키울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해외에서 호텔을 직영방식으로 운영하는 경우 부동산 매입과 인허가, 현지 파트너 확보 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위탁운영 방식은 현지 자산 보유자와 운영 계약만 체결하면 비교적 빠르게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
국내 호텔 시장 성장성이 제한적인 만큼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상황인데 위탁운영 방식을 내세우면 빠르게 외형을 확대할 수 있다. 호텔롯데가 향후 해외 시장 확대 과정에서 위탁운영 사업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호텔롯데가 호텔신라의 앞선 성공사례를 되풀이할 수 있을지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호텔신라는 2014년 위탁운영 전문 자회사인 신라HM을 설립하며 일찌감치 위탁운영 사업 확대에 나섰다. 신라HM 매출은 설립 첫해인 2014년 64억원에 불과했지만 이듬해 322억원으로 급증했고, 2019년에는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매출은 1701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호텔신라 호텔&레저 사업부 매출은 7299억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23.3%가 위탁사업에서 발생했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위탁운영 사업을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호텔별 운영 효율성과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고 브랜드 및 운영 기능을 보다 명확히 분리해 책임경영 체계를 구축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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