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원화 스테이블코인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은행권의 합종연횡이 속도를 내고 있다. KB금융지주와 신한·하나금융지주 연합 간의 양강 구도가 점쳐지는 가운데, 시장을 관망 중인 우리금융지주가 향후 판도를 결정할 '캐스팅보트'로 지목되고 있다. 전략적 중립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금융이 어느 진영에 합류하느냐에 따라 경쟁의 무게 추가 움직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의 디지털자산기본법 발의 일정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내 발의를 목표로 했지만, 중동 전쟁 등 대외 변수가 겹치면서 입법 진행이 지연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법안 처리 지연이 길어질수록 스테이블코인 사업 준비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논의되는 법안의 핵심은 은행 중심 컨소시엄과 가상자산사업자 대주주 지분 규제다. 은행권이 51%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향에는 일정 수준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주주 지분 규제를 둘러싸고 금융당국과 정치권 간 입장 차이가 남아 있어 세부 조율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제도 불확실성이 짙어지는 것과는 별개로 은행권의 움직임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발행권이 제한적으로 부여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선제적으로 연합을 구축해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가 두 곳 안팎으로 압축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시장은 KB금융과 신한금융을 중심으로 한 양강 구도로 흘러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두 금융지주는 디지털 자산 관련 기술 검증과 특허 확보 등 인프라 구축을 선제적으로 진행하며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하나금융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의 협력, 지방·중소형 금융사들과의 연합을 통해 별도 축을 형성하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하나금융과 신한금융 간 공조 가능성도 거론된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별도 회동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사 간 전략적 협력 구도가 구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구도에서 우리금융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대형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특정 연합에 명확히 편입되지 않은 상태다. 동시에 은행 중심 컨소시엄에서 의미 있는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춘 만큼, 어느 쪽과 손을 잡느냐에 따라 발행권 경쟁의 판도를 좌우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합류하는 순간 '2강 구도'가 '1강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다. 특히 KB금융 또는 신한·하나 연합 어느 쪽에도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사실상 시장 균형을 결정짓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이 지연되고 있지만 업계 간 컨소시엄 논의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결국 발행권 경쟁은 KB와 신한 중심으로 압축될 가능성이 높은데 우리금융이 어느 진영에 서느냐에 따라 최종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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