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풀필먼트 서비스 '품고' 운영사인 두핸즈의 지난해 대손상각비가 300% 가까이 급증했다. 일각에선 '못 받은 돈'(미회수 채권)이 늘어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지만 실상 회계장부를 살펴보면 6개월을 초과한 채권을 모두 비용으로 처리하는 보수적인 재무 운용 전략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 대손충당금 세자리수 ↑…6개월 초과 채권, 전량 대손 처리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두핸즈의 지난해 대손상각비는 3억1794만원으로, 전년 8281만원보다 283.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손충당금은 2억4808만원에서 5억4180만원으로 118.4%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손충당금은 거래처로부터 추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채권에 대해 미리 쌓아두는 비상금이다. 기업은 매 결산 시점마다 보유한 매출채권 중 회수가 불확실한 금액을 추정해 해당 계정에 쌓아둔다. 비상금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당기 손익에서 비용으로 처리하는 항목이 대손상각비다. 대손상각비가 증가했다는 것은 대손충당금을 두둑하게 채웠다는 의미다.
주목할 부분은 두핸즈의 '비상금 적립 기준'이 일반적인 수준보다 가혹하다는 것이다. 통상 기업들은 장부상 최대한 이익을 남기기 위해 대손 비중을 낮게 잡는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예컨대 두핸즈는 현재 6개월을 초과한 모든 채권에 대해 회수 가능 여부를 따지지 않고 100% 대손충당금을 설정하고 있다. 미회수 실현 가능성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장부상 잠재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털어내는 일종의 '재무 빅배스(Big Bath)'를 택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두핸즈의 매출채권이 전년 대비 56% 늘어난 점도 짚고 넘어갈 대목이다. 매출채권의 급격한 증가는 현금 흐름의 경색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숫자상으로는 외형 성장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곳간에 현금이 돌지 않는 '흑자 도산'의 전조 증상일 수 있어서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한 뒤 아직 받지 못한 일종의 외상값인 매출채권이 쌓이는 것은 물건은 팔았지만, 실제 현금으로는 유입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기업 입장에서 매출채권 증가는 현금 유입의 지연을 뜻하는 만큼 원자재 대금과 인건비 등 즉각적인 현금 지출이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매출 성장 속도보다 매출채권 증가 속도가 빠를 경우 위험 신호는 더욱 짙어진다. 외상 거래 비중이 지나치게 높거나, 기존 거래처의 결제 능력이 악화돼 대금 회수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 매출채권 회전율 '업계 최상위'…선제적 재무 리스크 헤지 전략
두핸즈는 익월 말일에 정산금 회수를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말 결산 시점인 12월 한 달간 발생한 매출 전체가 고스란히 매출채권으로 잡히는 셈이다. 지난해 두핸즈의 매출이 전년 대비 49% 성장하며 연말로 갈수록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부상 채권 수치가 일시적으로 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두핸즈의 매출채권 회전율은 9.5회(약 40일)로, 동종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 풀필먼트 업체인 아워박스와 위킵의 매출채권 회전율이 각각 7.6회(약 48일), 5.4회(약 67일)라는 점과 비교하면 현금 회전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두핸즈가 타사 대비 회전율이 높은 주된 요인으로는 물류 자동화와 센터 운영 효율화가 꼽히고 있다. 예컨대 회사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재고 관리 시스템으로 바코드가 없는 사은품(GWP) 식별 오차와 출고 지연 문제를 해결했다. 출고나 배송 문제에 따른 배송 지연이 줄어들면서 대금 회수가 정상적으로 이뤄진 결과다. 우량 중소 브랜드 위주의 고객 포트폴리오도 매출채권 회전율을 높이는데 기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두핸즈가 장부상 이익보다 투명성을 선택한 배경에는 질적 성장이 자리 잡고 있다. 물류업계 전반의 출혈 경쟁 심화로 하방 압력이 거세지는 만큼 선제적인 리스트 헤지로 실질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나아가 두핸즈가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장부상 '제로 리스크' 전략을 펼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두핸즈 관계자는 "매출채권 회수율이 동종업계 대비 우수한 편"이라며 "대손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잡는 만큼 6개월 초과 채권은 100% 충당금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대손상각비 증가는 비율로만 보면 커보이지만, 순증가액 규모는 매출 대비 미미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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