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풀필먼트 기업 두핸즈의 지난해 급여비가 실제 충원된 인력 비중보다 과도하게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 변화는 조직의 비대화가 아닌, 매출원가에 묶여있던 비용을 판관비로 재배치한 데 따른 '전략적 착시'에서 기인했다. 매출원가로 인식되던 인건비를 판관비로 재분류한데 따른 일시적 현상인 것이다. 특히 회계 신뢰도를 높인 만큼 기업공개(IPO)를 위한 철저한 '재무 다이어트'라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 평균 연봉 222만원 '오류'…장부 정상화 돌입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두핸즈는 지난해 급여비로 총 17억5831만원을 지급했다. 전년(3억4316만원)과 비교하면 412.4% 증가한 숫자다. 의아한 대목은 같은 기간 임직원 수는 154명에서 192명으로 24.7% 늘어나는데 그쳤다는 점이다.
두핸즈의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 지출 확대는 영업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 재무제표상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에서 판관비를 차감한 값이 영업이익이다. 예컨대 두핸즈는 지난해 매출이 646억원으로 전년 대비 49.1% 증가했다. 매출원가율은 2024년 84.8%에서 지난해 83.6%로 1.2%포인트(p) 개선됐다. 하지만 판관비가 25억원에서 58억원으로 134.9% 불어난 결과 영업이익은 16.9% 성장하는데 그쳤다.
급격한 급여비 지출 변동이 이뤄진 배경에는 회계상 인식 기준의 변경이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은 물류 현장에 직접 투입되는 인력의 급여를 '매출원가'에 포함해 왔지만, 지난해부터 관리·운영 성격의 인건비를 판관비 계정에 포함하고 있다. 장부상 항목을 옮기면서 판관비 내 급여 항목이 폭증한 것처럼 보이는 '전략적 착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두핸즈가 인건비를 판관비 항목으로 바꾼 이유는명확하다. 2024년 판관비상 급여 총액을 당시 임직원 수로 나누면 1인당 연봉은 고작 222만원 수준이다. 당시 법정 최저임금(9860원)을 기준으로 한 전업 근무자(1일 8시간, 주 5일 기준)의 연봉이 약 2473만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수치다.
이렇다 보니 두핸즈는 비현실적인 장부상 인건비 구조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고정비로 분류되는 인건비를 판관비로 재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전문 인재 비중의 확대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두핸즈는 현재 40여명 규모의 기술 조직을 별도 운영하며 인공지능(AI) 기반 물류 최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인력 충원이 인건비 구조 변화에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 IPO 앞두고 '물류 기반 플랫폼 테크기업' 정체성 선언
일각에서는 두핸즈의 계정 재분류를 IPO를 위한 체질개선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통상 물류 스타트업은 초기 외형 성장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인건비와 운영비를 매출원가에 통합해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위킵의 경우 지난해 임직원 117명의 급여로 13억원을 지급했는데 1인 평균 연봉은 1071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아워박스 역시 평균 연봉이 1732만원(총 급여 25억원, 임직원수 147명)으로 최저임금 수준을 하회한다. 이는 인건비가 매출원가에 혼재돼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일수록 비용의 성격을 명확하게 구분해 장부에 반영해야 한다. 기업의 실질적인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공헌이익과 영업 레버리지 효과를 시장에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매출에서 변동비를 제외한 공헌이익은 고정비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지표이며, 영업 레버리지는 매출 증가율보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더 가파르게 나타나는 효과를 말한다. 인건비 등 고정비 비중이 높을수록 초기 인프라 구축 이후 발생하는 추가 매출이 영업이익에 더 크게 반영되는 특성이 있어서다. 결과적으로 두핸즈가 인건비를 판관비(고정비)로 재분류한 것은 매출이 늘어날수록 수익성 역시 증가하는 '고수익 구조'를 갖췄음을 투자자들에게 증명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여기에 더해 체질 개선을 통한 '물류 테크' 기업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의도도 깔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는 두핸즈가 물류 중심의 '노동 집약적 기업'이 아닌, 물류 기반의 '확장성 높은 플랫폼 기업'임을 인정받고, 추후 상장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두핸즈 관계자는 "2024년에는 일부 원가에 반영되던 급여 항목이 지난해 판관비로 변경됐다"며 "총 비용에는 차이가 없지만, 판관비 항목만 본다면 급여와 연차충당부채가 늘어난 것처럼 착시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풀필먼트는 예측과 운영에서 상당히 높은 난이도를 갖고 있는 만큼 일부 급여 조정과 신규 채용이 이뤄졌는데, 이에 따른 요인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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