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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판 뒤흔든 '87년생 창업주'의 힘
이세정 기자
2026.05.12 08:00:16
①지속가능 일자리 위해 자본금 100만원으로 시작…영세업체 공략해 수익성 증명
이 기사는 2026년 05월 08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찬재 두핸즈 대표이사. (출처=두핸즈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두핸즈가 사회 공헌 프로젝트에서 시작해 이커머스 물류의 핵심인 '품고'로 자리 잡기까지 1987년생 창업주 박찬재 대표의 리더십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타트업 범람기인 2010년대 초반에 설립된 두핸즈가 단순히 생존을 넘어 외형 성장과 내실 경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배경에는 취약계층에 대한 일회성 원조가 아닌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본질로 삼은 경영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두핸즈는 지난해 매출 646억원과 영업이익 48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9.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6.9%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 역시 19.9%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외형·내실 동반 성장은 비단 두핸즈만이 이뤄낸 성과는 아니다. 이른바 'NFA'(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에 소속된 물류 스타트업 대부분이 매출이 늘었을 뿐 아니라 흑자전환 또는 적자폭 축소에 성공했다. NFA는 네이버가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면서 발생한 물동량에 대응하기 위해 2021년 조직한 일종의 연합군이다. CJ대한통운과 같은 대기업 택배회사는 물론 두핸즈와 파스토, 아워박스, 위킵 등 물류 스타트업이 대거 합류했다.


이 시기 NFA 소속 풀필먼트 업체들은 매출이 빠르게 성장했지만, 수익성을 다지기는 쉽지 않았다. 늘어나는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이뤄지면서 고정비 지출이 커졌기 때문이다. 초기 NFA 스타트업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외형 확장에 화력을 집중했고, 연구개발(R&D) 투자와 부실 채권 부담 등은 수익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됐다. 실제로 두핸즈는 NFA에 합류한 직후 연간 매출은 약 77.2%(144억→255억원) 급증했지만, 영업적자 역시 2.3배(-64억→-144억원) 불어났다.


◆ 홈리스 자활 프로그램서 출발…NFA 스타트업 유일 '3년 연속 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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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핸즈의 모태는 2012년 설립된 두손컴퍼니다. 1987년생인 박찬재 대표는 성균관대 국제통상학과 재학 시절 사회참여형 대학 동아리 '인액터스' 활동으로 취약계층 자활에 눈을 떴다. 그는 2011년 노숙인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한 '두손 프로젝트'를 가동했으며, 이는 이듬해 두손컴퍼니의 정식 출범으로 이어졌다. 초기에는 기업으로부터 옷걸이와 컵홀더 제작을 의뢰 받아 노숙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제조 기반의 사회적 기업 형태였다.


사회적 가치 실현에 뿌리를 두던 박 대표는 고정적인 수입을 확보하기 위해 2015년 물류센터를 개관하며 '품고' 서비스를 론칭했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사회적 기업 '마리몬드'(현재 폐업)와 합심한 점이 성장 기반이 됐다. 두핸즈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그림을 제품으로 만들어 팔던 마리몬드로부터 제품을 수령해 보관하고, 주문에 맞춰 택배사에 인계하며 덩치를 키웠다.


두핸즈 실적 추이. (그래픽=오현영 기자)

자본금 100만원으로 시작한 두핸즈는 사업 영역의 확장과 동시에 성장을 거듭했고, 2021년 서비스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의 사명인 두핸즈로 이름을 바꿨다. 두핸즈는 출범 초반부터 스타트업이나 영세기업을 주요 고객층으로 공략했는데, 박 대표의 경영 철학이 비즈니스 현장에서의 소상공인 자립과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두핸즈는 영세업체에 당일배송, 24시 주문 마감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정 고객층을 두텁게 확보했다. 이는 10년 사이 매출 323배 성장이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회사의 5년간 평균 매출 성장률이 47.6%에 달한다.


박 대표는 사회적 가치인 '일자리 창출'이 서비스 품질인 '정교한 물류'로 직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으며, 이를 구체적인 실적으로 증명해냈다. NFA 소속 스타트업 중 가장 먼저 3년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스타트업도 사회적 가치와 수익성을 모두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외부 투자 유치는 수월하게 진행됐다. 2015년 HG이니셔티브의 엔젤투자를 시작으로 시리즈 A, B 유치 등 총 투자액만 320억원을 상회한다.


◆ IPO 시점 '심사숙고'…CB 상환으로 다진 '사전 정지작업'


업계는 두핸즈의 기업공개(IPO)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풀필먼트 업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외부에서 자금을 수혈 받을 당시부터 투자자의 엑시트(회수) 활로를 마련해 뒀다는 이유에서다.


예컨대 두핸즈는 투자자에 IPO 공모단가의 70%가 전환가격보다 낮을 경우 투자자가 받는 보통주 주식수를 늘린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또 우선주의 존속기간은 10년이며, 이때까지 보통주로 전환하지 않으면 자동 전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초로 전환우선주를 발행한 2018년 1월을 기점으로 존속기간을 감안하면 2028년 1월까지는 보통주 전환을 마무리해야 한다. 만약 해당 시점까지 상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이 비상장사 보통주를 취득하는 대신 연복리 6%가 가산된 상환청구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두핸즈가 2023년 발행한 3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만기일에 전액 현금으로 상환했다는 점은 유의미한 대목이다. 투자자가 주식 전환을 통한 시세 차익이 아닌 현금 수령을 택했다는 점에서 기업가치 책정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한다. 하지만 오히려 회사 측면에서는 재무 건전성을 확보한 만큼 IPO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다만 두핸즈는 당장 IPO를 추진하지는 않는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인 IPO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며 "동종 업체의 (IPO)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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