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광미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수수료 경쟁이 지수를 기반으로 한 패시브 전략에만 머물지 않고 이제 활성화되기 시작한 액티브에까지 번지면서 시장 전체를 퇴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패시브에서 시작된 초저보수 경쟁이 액티브로 번져 평균 보수 차이는 0.01% 수준까지 좁혀졌는데 운용사들은 이런 이유로 별도 조직을 통해 액티브 전략을 강화하며 수익모델 전환에 절치부심하는 분위기다.
6일 딜사이트가 국내 ETF 시장을 전수 조사한 결과 액티브 ETF 303개의 총보수 평균은 연 0.320512%로 집계됐다. 총보수는 최소 0.0090%에서 최대 0.9900% 구간에 분포됐다.
특히 일부 액티브 ETF는 보수가 제로 수준에 가까운 수준까지 내려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CD1년금리액티브(합성)'과 'TIGER CD금리플러스액티브(합성)'은 총보수 0.009%로 최저 수준이다. 두 상품은 양도성예금증서(CD) 1년 금리를 추종하는 금리형 ETF로, 액티브 구조를 취하지만 실제 운용은 금리를 정밀 추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패시브 성격이 강하다. 1000만원 투자 시 연간 보수는 약 900원 수준이다.
하나자산운용의 '1Q 200액티브' 역시 총보수 0.0100%로 뒤를 잇는다. 코스피200을 기반으로 하는 이 상품도 1000만원 투자 시 연간 약 1000원 수준으로, 국내 주식형 ETF 가운데 최저 수준에 해당한다.
이 같은 흐름은 패시브 ETF 시장에서 시작된 초저보수 경쟁이 액티브 ETF로 확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국 대표지수인 S&P500을 추종하는 ETF의 경우 하나·한투·KB자산운용은 0.00400%, 미래·삼성·한화자산운용은 0.00600%까지 보수를 낮췄다. 1000만원 투자 기준 연간 비용이 각각 400원, 600원 수준에 불과하다.
패시브 ETF 796개의 총보수 평균은 0.306755%로 집계된다. 최소 0.0040%에서 최대 0.8300% 수준이다. 전통적으로 액티브 ETF가 패시브 대비 높은 보수를 받아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는 두 유형 간 보수 격차가 크게 축소된 상태다.
결국 패시브 ETF에서 촉발된 가격 경쟁이 액티브 ETF 시장까지 영향을 미치며 보수 인하 압력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다만 이 같은 구조는 운용사 입장에서 수익성 확보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운용사들은 단순 저보수 경쟁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액티브 ETF를 통한 수익원 확보와 운용 역량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패시브 중심의 가격 경쟁만으로는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주요 운용사들은 액티브 ETF 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운용은 다음 달 중순 주식운용본부 내 '액티브ETF운용실'을 신설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ETF운용본부가 패시브를, 주식운용본부와 글로벌멀티에셋본부가 각각 국내·해외 액티브를 담당해왔으나, 이번 개편을 통해 액티브 ETF 운용을 전담하는 조직을 별도로 둘 계획이다. 한투운용에서 기업분석부 부장을 맡던 곽찬 부장이 이달까지 한투운용 근무를 마무리하고 내달부터 실장을 맡아 조직을 이끈다.
미래운용은 지난해 주식운용본부 내 주식 액티브 ETF 전담 팀을 신설했다. 기존 공모펀드 중심의 주식 운용 조직에서 액티브 ETF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한화운용 역시 올해 ETF사업본부 내 ETF전략운용팀을 신설하고 3명의 인력을 배치했다. 리서치부터 상품 설계, 운용까지 통합 기능을 갖춘 조직으로 액티브 전략 확대에 나섰다.
액티브 ETF는 낮아진 보수 환경 속에서 풀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수한 매니저를 써야 하는데 보수가 낮으니 액티브 수익률이 하향 평준화되는 딜레마를 겪는 것이다. 리서치와 운용 인력 비용을 반영해 비교적 높은 보수를 책정할 수 있지만, 이를 성과로 입증해야 한다는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수수료 기반 상품 다각화는 필요하지만 보수 대비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동호 금융투자협회 부장은 "패시브 ETF는 보수가 사실상 제로 수준까지 낮아지면서 그 자체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며 "운용사들도 액티브를 통해 보상을 확보하고 차별화에 나서고 있으며, 최근에는 분리했던 인력을 별도 전담 조직으로 두고 집중 육성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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