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롯데건설이 지난 4년간 사활을 걸고 추진해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 축소 작업은 외형적인 성과를 거뒀다. 한때 7조원에 육박하며 그룹 전체의 유동성 위기를 초래했던 PF 대출잔액을 절반 이하로 줄여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PF의 질은 오히려 악화했다. 특히 본PF로 전환하지 못하고 브릿지론 단계에 머무는 사업장 비중이 97% 달해 롯데건설의 재무 건전성을 압박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롯데건설이 보유한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3조1538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말 3조6342억원 대비 13.2% 줄어든 수치다. 롯데건설은 지난 2022년 말 PF 위기가 부상한 당시 익스포저 규모가 6조7496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2023년 부동산 PF 대출잔액을 5조3891억원으로 낮췄고 2024년부터는 3조원대 진입에 성공하며 가시적인 디레버리징을 이뤄냈다.
◆ 본PF 전환 가로막힌 '브릿지론'
문제는 수치상의 감소가 리스크의 해소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대출의 질적 악화는 심화하는 양상이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건설이 재무 리스크를 부담하는 부동산 PF 대출잔액(3조1537억원) 중 96.8%에 해당하는 3조537억원이 본PF로 넘어가지 못한 브릿지론 상태다.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면 롯데건설의 브릿지론 비중은 ▲2022년 83.1% ▲2023년 88.0% ▲2024년 93.7%로 매년 상승세를 이어갔다. 현재는 거의 전체 잔액이 브릿지론에 쏠려 있는 구조다. 통상 브릿지론은 본PF 대비 금리가 높고 만기가 짧아 리파이낸싱 부담이 크다.
자산의 안전성 측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 평가받는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관련 PF는 3031억원에 불과해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나머지 90% 이상이 지방 중소형 오피스텔이나 복합개발 등 분양 리스크가 크고 경기 민감도가 높은 현장들로 구성돼 있다.
◆ 불어난 브릿지론 속 '장기 미착공' 뇌관
개별 현장별 리스크를 뜯어보면 장기 미착공 상태가 지속되는 사업이 뇌관으로 부상했다. 지난 2022년부터 브릿지론 리파이낸싱을 이어가고 있는 덕평CJ물류센터 개발사업이 대표적이다. 롯데건설이 직접 시행하는 이 사업은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매곡리 118-1번지의 물류센터 부지를 개발하는 내용이다.
롯데건설이 보통주 15.0%를 보유한 덕평물류밸류애드PFV는 지난 2022년 1350억원의 브릿지론을 조달해 덕평CJ물류센터를 포함한 14개 부지를 매입했다. 이후 물류센터 공급 과잉으로 현재까지 착공에 들어서지 못한 상태다. 롯데건설이 노출된 브릿지론 금액은 562억원 규모다.
홈플러스 부지를 인수해 아파트로 개발하는 사업 관련 브릿지론도 수년간 만기를 연장하고 있다. 우선 홈플러스 영등포점, 금천점, 동수원점, 센텀시티점 등을 주상복합아파트로 개발하는 사업의 경우 롯데건설이 3610억원 규모의 보증을 제공한 상태다. 또 홈플러스 동대문점 부지 사업개발에는 2891억원의 브릿지론이 묶여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3조원 가량의 브릿지론 가운데 32%는 착공했거나 분양 중인 사업장으로 내부에선 리스크가 높지 않은 채무로 보고 있다"며 "전체 PF 익스포저와 브릿지론의 질적 개선을 병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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