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칩플레이션(반도체 가격 급등) 직격탄을 맞아 수익성이 뒷걸음쳤다. 같은 회사 내 반도체(DS)부문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MX사업부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원가 부담으로 돌아오며 이익 내기가 더욱 힘들어지는 처지다.
특히 하나의 삼성이라는 외부 시선과 달리 한 식구끼리도 철저한 시장 논리가 우선시되는 미묘한 갈등은 최근 성과급 논쟁까지 맞물리며 MX사업부의 수익 방어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30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올해 1분기 MX사업부의 영업이익(네크워크사업부 포함)은 2조8000억원이다. 최근 5년(2021~2025년) 내 1분기 영업이익 중 가장 낮은 금액이다. 지난해 1분기(4조3000억원)와 비교하면 34.9% 급감했다.
MX사업부의 수익성이 악화된 주요 이유는 메모라 반도체 등 주요 부품의 가격 급등이다. 통상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스마트폰 부품원가(BoM)에서 30%를 차지하는데, 올 연말에는 칩셋 비중이 절반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MX사업부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솔루션에 쓴 비용은 13조8272억원으로 전년(10조9326억원)과 비교해 26.5% 늘었다.
이날 1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도 MX사업부의 위기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조성혁 삼성전자 MX사업부 부사장은 "주요 부품 단가 부담이 올 2분기에도 가중될 것"이라며 "협력사와 전략적 협력 관계로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예정이지만 이익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원가 부담 가중으로 비우호적 경영 환경 속 이익 차질이 예상돼 비용 효율화 등 수익성 하락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메모리 슈퍼사이클은 최소 2년 이상 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컨콜에서 "타이트한 재고 수준에서 공급 역량이 고객 수요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고 수요 대비 공급 충족률은 역대 최저 수준"이라며 "현재 접수된 수요만으로도 내년 공급 격차는 올해보다 더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DS부문은 올 1분기 53조7000억원이라는 역대급 영업이익을 냈다.
DS부문이 MX사업부 사정을 고려해 제품 공급 단가를 낮출 가능성도 낮다. DS부문 입장에서는 스마트폰용 범용 저전력 D램(LPDDR) 공급량을 늘리기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AI 서버용 D램에 집중하는 게 유리하다. 실제로 지난해 말 MX사업부가 모바일 D램 장기 공급을 요청했지만 DS부문은 기존 분기 단위 3개월 계약을 고수하며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MX사업부를 포함한 디바이스경험(DX)부문이 창사 이래 연간 기준 적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가 최근 임원들에게 DX부문의 연간 적자 전환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중국 내 TV·생활가전 사업 철수 등 가전 사업 재편 가능성도 점쳐진다. 모바일 시장도 글로벌 경기 둔화로 교체 수요가 줄었고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까지 거세지면서 MX사업부는 내부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운 채 자력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부문 간 실적 양극화는 최근 성과급 논쟁과 맞물리며 또 다른 우려로 번지고 있다. 삼성전자 구성원의 과반이 가입한 초기업노조는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재원화와 상한제 폐지를 요구하며 다음달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노조 요구가 받아들여진다면 반도체 호황으로 연봉 100%를 웃도는 성과급을 받는 DS부문과 원가 압박에 허덕이는 DX부문 간 보상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DS부문 업황이 악화해 적자를 낼 때 묵묵히 실적을 지탱했던 MX사업부 직원들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구도다.
MX사업부는 우선 프리미엄폰 판매 확대와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수익성 회복을 노린다. 부품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방안도 하나의 고려 대상이다.이달 10일 글로벌 출시한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 A37·A57 출고가는 전작보다 6~8만원가량 올렸다. 하반기에는 가로폭을 대폭 넓힌 와이드 폴더블폰이라는 새 폼팩터를 내놓으며 프리미엄 라인업 다변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조 부사장은 "올해 시장은 금액 기준 전년보다 소폭 성장하지만 수량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플래그십 판매 비중 확대와 전 가격대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금액과 수량 모두 시장을 웃도는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갤럭시S26은 출시 가격 인상에도 성능 개선과 고객 경험 커뮤니케이션 강화로 소비자 체감 가치를 높여 판매를 확대하겠다"며 "판매 호조인 폴더블 전작과 팬에디션(FE)으로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이달 출시한 A37·57로 전 세그먼트 성장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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