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전반에 주주환원을 앞세운 '기업가치 제고(밸류업)'이 핵심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후방산업 핵심 축인 타이어 업계에서는 맏형격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배당 성향 20% 이상' 유지 및 중간배당 도입 근거를 마련하는 등 주주환원에 앞장서고 있다. 업계 2위로 평가받는 금호타이어는 경영실적 개선에 집중하며 십수 년간 중단됐던 배당 재개에 시동을 걸고 있다. 넥센타이어 역시 현금 배당에 더해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모색하며 타이어 업계 주주환원 행렬에 발걸음을 보태는 모습이다. 국내 타이어 3사의 밸류업 현주소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중기 배당 정책을 면밀히 검토하며 밸류업 행보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미국 관세 정책으로 사업 환경이 나빠진 데다 한온시스템의 연결 자회사 편입 이후 경영실적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최적의 주주환원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고심하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2025~2027 사업연도 중기 배당 정책을 검토 중이다. 이는 2023년 발표한 2022~2024 사업연도 중기 배당 정책을 잇는 후속 로드맵이다. 앞서 발표된 중기 배당 정책에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조정 당기순이익(일회성 비경상손익 제외)의 20% 수준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내용이 주요하게 담겨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지난 1분기 중 한국타이어의 중기 배당 정책 발표를 예상했으나 다소 시간이 걸리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빠르면 오는 2분기 경영실적 발표와 동시에 주주환원 로드맵이 공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기 배당 정책 핵심 내용으로는 배당성향 상향을 비롯한 중간배당 실시, 자사주 매입 계획 등이 담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타이어가 중기 배당 발표를 심사숙고하는 배경에는 대외 불확실성과 변화한 경영여건이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타이어는 올해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추가 관세 부과로 비용 부담을 안게 됐다. 증권가 추산에 따르면 지난 2분기에만 180억원 규모의 관세 관련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부터 한온시스템 실적이 한국타이어에 연동, 반영돼 배당성향 설정에 어려움이 뒤따르는 점도 고민거리다. 한온시스템의 실적 부진 여파로 배당성향 산정에 필요한 한국타이어 연결 당기순이익(일회성 비경상손익 제외) 변동폭이 커지게 된 탓이다. 특히 한국타이어 입장에서 배당성향을 조정하더라도 연결 당기순이익 자체가 줄어 배당금 총액이 감소하는 경우의 수까지 고려해야 하는 등 셈법이 복잡해지게 됐다.
이 같은 우려는 한국타이어 1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한온시스템은 지난 1분기 266억원에 이르는 분기순손실을 냈는데 이로 인해 한국타이어 연결 순이익(3122억원)은 13% 줄어드는 흐름을 나타냈다. 한온시스템에 순손실을 안긴 주원인으로는 원가 및 차입금 이자부담 등이 지목된다. 한온시스템은 한국타이어에 인수된 이래 운영 효율화 및 구조조정 작업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한국타이어가 녹록지 않은 경영 국면에도 주주환원에 힘 줄 것이라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지난 5년 간 한국타이어가 '통 큰 배당'을 이어온 사례가 이를 방증한다. 실제 2024 사업연도 주당 결산 배당금은 2000원으로 2020년(650원)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최근 일회성 비경상손익을 제외한 조정 당기순이익 기준 평균 배당성향은 20.8%를 기록하며 중기 배당 정책에 부응했다.
여기에 한국타이어는 중간배당에 나서며 주주환원 보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에는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중간배당 도입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통과시키며 배당 확대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타이어 3사 중 중간배당 조항을 명문화한 기업은 한국타이어가 유일하다.
한국타이어의 주주친화 행보는 한국앤컴퍼니그룹의 밸류업 우선 기조와도 궤를 같이한다. 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는 지난해 한국타이어보다 한 발 앞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199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도 했다. 한국앤컴퍼니의 중간배당은 조현범 회장이 직접 공약한 사안이기도 하다. 조 회장은 2023년 말 조양래 명예회장 장남이자 형 조현식 전 고문과 경영권 분쟁을 겪은 것을 계기로 주주가치 제고 전략을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현재 2025~2027 사업연도 중기배당 정책 발표 및 중간배당 실시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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