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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참전에 복잡해진 카카오
이규연 기자
2023.02.13 08:26:51
하이브의 에스엠 지분 확보 잰걸음…카카오도 공개 매수로 맞붙을 가능성도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0일 16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 서울 용산 신사옥 전경. (제공=하이브)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를 둘러싼 카카오의 셈법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2년여 전부터 나돌았던 에스엠 인수설에 양쪽 모두 언급되던 기업이다. 그 뒤 카카오가 7일 에스엠의 신주 발행을 통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 및 전환사채 인수를 확정하면서 2대 주주에 오르게 됐다. 


그런데 하이브가 에스엠 최대주주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프로듀서 지분 대부분을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카카오의 계획에도 큰 변수가 생겼다. 엔터테인먼트 시장 경쟁사 하이브가 최대주주 자리를 차지하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는 두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하나는 카카오가 에스엠 지분을 인수할 의사를 접을 가능성이다. 다른 하나는 카카오가 에스엠 지분을 오히려 추가 인수하면서 하이브와 맞붙을 가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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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브 등장에 난감해진 카카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에스엠 지배구조 꼭대기에는 지분 18.46%를 쥔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프로듀서가 있다. 그 뒤를 국민연금공단(8.96%), KB자산운용(5.12%), 컴투스(4.2%) 등이 잇는다. 


카카오는 3월 6일자로 에스엠에서 발행하는 신주 123만주를 1119억3000만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전환사채 역시 인수해 114만주(보통주 전환 기준)를 1052억2200만원에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이렇게 보유하게 되는 전체 지분이 9.05%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카카오는 계열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및 에스엠과 함께 글로벌 음악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글로벌 매니지먼트와 K-팝 아티스트 공동 기획, 인공지능(AI) 접목 등에서 협업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대주주인 이 전 프로듀서 측은 카카오의 에스엠 지분 인수를 반대하고 있다.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법원에 카카오의 에스엠 신주 및 전환사채 인수를 금지하는 가처분도 신청하기로 했다. 


이 전 프로듀서는 주주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와 현재 에스엠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에스엠 이사회가 최대주주와 협의 없이 제3자에게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상법과 정관을 어기는 위법 행위라는 주장이다. 


법원이 이 전 프로듀서 측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다면 카카오는 에스엠 2대 주주 자리에 오르기 힘들어진다. 여기에 더해 하이브가 이 전 프로듀서의 우군으로 합류하면서 카카오는 더욱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하이브는 이 전 프로듀서의 지분 18.46% 가운데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더불어 이 전 프로듀서가 일정 기간 안에 요구하면 남은 지분 3.66%까지 사들이는 풋옵션 계약도 체결했다. 상황에 따라 18.46% 전부 쥘 수 있는 셈이다.


나아가 하이브는 10일부터 3월 1일까지 에스엠 보통주 595만1826주(25%)를 1주당 12만원에 현금 취득하겠다고 밝혔다. 공개 매수가 끝나면 하이브는 에스엠 지분 39.8%를 소유하게 된다. 이 전 프로듀서의 잔여지분을 합치면 43.46%에 이른다.


엔터테인먼트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와 에스엠은 음원부터 팬 플랫폼까지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조합"이라며 "하이브는 공개 매수까지 나서면서 카카오와 에스엠의 협업으로 대형 경쟁사가 탄생할 가능성을 낮추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카오 경기도 판교 사옥 전경. (제공=카카오)

◆ 인수 포기냐 맞불 놓기냐


카카오는 하이브의 에스엠 지분 인수 공식화에 대해 눈에 띄는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도 10일 카카오 2022년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번 지분 취득으로 카카오와 에스엠의 IP(지식재산권) 및 콘텐츠, 기술적 역량을 결합하기로 합의했다"며 원론적 태도를 지켰다. 


향후 상황에 따라 카카오가 에스엠 지분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예를 들어 법원이 이 전 프로듀서 측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상황에서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보유 지분율을 39.8%까지 끌어올린다면 카카오가 얻는 실익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 전 프로듀서 측 우호 세력이 더 많은 의결권 지분을 쥐고 있는 점도 카카오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이브가 에스엠 지분 39.8%를 쥔다는 가정 아래 이 전 프로듀서(3.66%)와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컴투스(4.2%) 소유지분을 합치면 전체 47.66%에 이른다.


카카오는 우군이 얼라인파트너스 및 특수관계자(0.91%), 이 전 프로듀서를 제외한 에스엠 특수관계자(0.67%) 정도다. 국민연금(8.96%)과 KB자산운용(5.12%)이 카카오 편을 들더라도 하이브와 이 전 프로듀서 측에는 못 미치는 수치다. 


그러나 카카오가 공개 매수 또는 다른 주주의 지분을 사들이는 방법으로 에스엠 보유 지분율을 높이면서 하이브와 힘겨루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카카오가 오래 전부터 에스엠 인수후보로 오르내린 데다 협업 시너지도 크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자금력 측면에서 앞서는 것은 하이브와 비교해 강점으로 꼽힌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최근 글로벌 국부펀드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카카오가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도 2022년 3분기 연결기준 4조5553억원에 이른다. 


반면 하이브는 2022년 3분기 연결기준으로 소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이 9030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9일에는 미국 힙합 레이블인 QC미디어홀딩스 지분 100%를 314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그리고 이 전 프로듀서의 에스엠 지분 인수에 4228억원을 쓰게 됐다. 에스엠 주식 공개 매수에도 7142억원가량을 투입해야 한다. 이 전 프로듀서가 보유한 에스엠 관계사 2곳의 지분도 사들이기로 했다. 에스엠 관련 지분 인수를 끝내고 나면 사실상 하이브의 곳간이 바닥나는 셈이다. 


이를 고려해 하이브도 계열사로부터 3200억원을 차입해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 재원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금액을 더해도 하이브의 재무 상황이 크게 악화되는 것은 피하기 힘들어진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카카오가 어떤 선택을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카카오가 에스엠 지분을 추가 매입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향후 상황에 대해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하이브 관계자 역시 "입장을 표명할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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