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국가대표'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행선지를 고민하고 있다. 주관사단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착수한 가운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아직 수익을 남기지 못하는 적자기업인 탓에 어느 시장을 선택하든 '이익미실현기업 특례 상장(테슬라 요건)' 트랙이나 유니콘 트랙 등 특례제도를 활용해야 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업스테이지는 코스피와 코스닥 사이에서 여전히 저울질을 이어가고 있다. 통상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적자 상태인 기업에는 성장성 위주로 평가하는 코스닥이 안전한 선택지로 여겨진다. 그러나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코스피 상장을 강력히 요구하는 점이 변수다. 업스테이지 관계자는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한 단계라 어느 시장에 상장할지는 정하지 못했다"며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열어둔 상황"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코스피로 향한다. 명실상부한 '1부리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기업이 포진해 있다. 입성 자체가 우량 기업이라는 보증수표로 통한다. 생성형 AI 대표주자로서의 위상을 굳히기에 최적의 무대다. 최근 대형주 중심의 상승장이 펼쳐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다들 코스피행을 바라고 있다"며 "코스피에 상장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의 평가가 달라지는데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업스테이지가 코스피에 도전한다면 시가총액 요건을 달성해야 한다. 상장예정주식수와 예상 공모가를 곱한 기준시가총액만 1조원을 넘으면 재무 상태와 무관하게 상장할 수 있다. 한국판 유니콘의 코스피 입성을 돕겠다며 2021년 한국거래소가 선보인 이 제도는 자기자본 2500억원 등 재무요건을 면제해주는 조건을 내세워 스타트업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최소 조 단위 몸값으로 거론되는 업스테이지는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IB 업계의 시선은 회의적이다. 거래소의 심사 기조가 변수인데, 거래소는 최근 적자 기업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수익성을 증명하는 건 별개의 문제다. IB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적자 기업의 코스피 상장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투자자 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문제가 생기면 비판을 피할 수 없기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단기간 내 흑자전환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업스테이지는 지난해 363억7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 외형은 전년 대비 급성장했지만 영업 비용이 동반 상승하며 손실 고리를 끊지 못했다. 압박이 늘어난 원인은 지급수수료다. 지난해 영업비용의 절반 이상인 275억7600만원을 지출했다. AI 모델 고도화를 위한 서버 및 인프라 사용료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사업과 직결되는 비용인 만큼 인위적인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오판이 불러올 후폭풍도 경계해야 한다. 코스피 입성이 좌절돼 코스닥으로 선회할 경우 시장에 부정적 신호를 줄 수 있다. 체급을 낮췄다는 인식이 기업가치 산정에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IB 업계 관계자는 "상장 추진 과정에서 생기는 잡음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라며 "코스피에 도전했다가 실패하고 코스닥으로 우회한다면 펀더멘털과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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